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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의 골프 명승부(64)] 2008 US오픈을 마지막으로 타이거는 긴 슬럼프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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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 칼럼니스트
이인세 칼럼니스트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토리 파인 골프장에서 2008년 6월 12일부터 열린 108회 US오픈. 타이거 우즈는 사실상 이 대회에 출정하기 힘든 몸상태를 지니고 있었다. 여러 부상 중에서도 특히 무릎 십자인대 부상이 심각했다. 이 대회 직후 무릎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무리하게 참가를 결정한 것이었다. 이 대회는 공동 선두를 이룬 두 선수 간 21세기 들어 가장 긴 US오픈 연장전을 치르는 경기가 된다.

대회 첫 라운드에서 타이거는 72타를 쳐 톱 10에 랭크되지도 못했다. 반면 로코 미디어트는 69타로 공동 3위에 올라있었다. 타이거가 선두에 올라선 때는 3회전이었다. 72-68-70타 3언더파로 리 웨스트 우드의 2언더파에 한타 리드한 단독 선두로 웨스트우드와 한 조로 마지막 4차전을 맞았다. 로코 미디어트는 1언더파로 타이거조의 바로 앞에서 출발했다. 46세의 다소 많은 나이의 로코는 PGA 6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대형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가 생애 첫 메이저를 차지할 수도 있는 단 한 번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었다.

샷을 할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며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타이거는 단독 선두로 올라서 있었지만 마지막 4라운드 첫 홀부터 부진했다. 3언더파로 시작한 첫 홀에서 어이없는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1언더로 주저앉았다. 같은 조의 리 웨스트우드도 보기를 해 역시 1언더로 내려가면서 앞조의 로코 미디어트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두번째 홀에서도 보기로 다시 한타를 까먹은 타이거와는 달리 로코는 앞조에서 버디를 해 2언더로 단독 선두에 올라서기도 했다.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서로 선두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던 가운데 로코 미디어트는 1언더파로 경기를 끝내고 타이거의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마지막 18홀을 남겨둔 타이거는 이븐파로 한 타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연장전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버디가 필수였다. 역시 노련한  타이거였다. 마지막 홀에서 보란 듯 극적인 버디를 한 타이거는 다음날 로코와 함께 연장 18홀을 치르는데 성공했다.

미국골프협회에 의해 US오픈이 전통적으로 치뤘던 월요일 18홀 연장은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두 선수는 연장전에서도 71타 동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타이거가 초반 버디로 리드를 하면서 타이거의 우승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로코는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13,14,15 연속 3홀 버디를 낚으면서 타이거에게 한 타차로 역전 리드를 한 것. 어제 4라운드의 상황이 다시 전개됐다. 타이거가 마지막 18홀에서 버디를 해야 동점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가 누군가. 연장전 마지막 홀에서도 역시 승부사 타이거였다. 파5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극적으로 다시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제 서던데스가 펼쳐질 차례였다. 누구든지 한타를 앞서면 이기게 된다. 서던데스 첫 홀. 타이거는 파를 했지만 전의를 상실한 로커는 보기를 하고 말았다. 기나긴 승부 끝에 US오픈 트로피에 새겨진 여신은 타이거를 택한 것이었다. 프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려 안간힘을 쏟아 부었던 로코는 결국 타이거에게 제지를 당하고 말았다. 

8년 전 PGA챔피언십에서 밥 메이가 연장전 끝에 타이거에게 패하며 제물이 되고 말았었다. 2년 전 매스터즈에서 크리스 디마코 역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끈질기게 달라붙었으나 타이거에게 저지를 당하고 말았다. 이번 로코 미디어트 역시 타이거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대회 이틀 후 무릎 수술을 한 타이거는 나머지 시즌을 포기한다. 이 우승은 타이거의 마지막 US오픈이 되면서 향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타이거는 메이저 우승은 고사하고 기나긴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SDG뉴스 이인세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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