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편집 : 2024-04-26 18:03 (금)

본문영역

[이인세의 골프 명승부(66)] 세계랭킹 110위 대 1위의 대결 2009 우즈 대 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인세 칼럼니스트
이인세 칼럼니스트

세계랭킹 110위 대 1위의 대결. 누가 유리하고 우세할까. 2009년의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쉽 마지막 날 경기가 8월 16일 미네소타의 헤이즐틴에서 속개되고 있었다. 우승을 향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Y.E. YANG. 아나운서는 타이거 우즈와 대결을 벌이고 있는 선수를 그렇게 불렀다.

그는 다름 아닌 한국 출신 선수인 양용은이었다. 발음이 힘들어 미국에서는 그를 Y.E YANG이라고 불렀다. 지난해 겨우 큐스쿨을 통과해 이제 막 PGA에 몸을 담은 랭킹 110위의 햇병아리에 불과했다.  반면 타이거 우즈는 명실공히 세계 1인자로 3일 내내 선두를 지키며 15번째의 메이저타이틀을 가져갈 차비를 하고 있었다. 우즈가 선두로 나선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에 모두들 그의 우승을 당연시 하고 있었다.

첫날부터 타이거는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3일 내내 선두를 지킨다. 반면 양용은은 첫날에는 10위권 밖에 머물렀고, 둘째 날에 가서야 1언더로 겨우 10위권 내로 진입한다. 하지만 3일째 경기에서 67타를 쳐 패드릭 해링턴과 6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라섰다. 타이거 우즈는 8언더파로 역시 3일내내 단독 선두에 머물러 있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조로 타이거 우즈와 맞상대를 할 선수는 양용은이었다. 한국에서 온, 지난해 PGA에 합류한 선수를 견제할 타이거 우즈가 아니었다. 우즈는 회심의 웃음을 지으며 15번째 메이저 승수를 계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햇병아리 신인 선수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한타를 주고받으며 끝까지 따라붙는 것 아닌가.

긴장한 선수는 오히려 타이거 우즈였다. 반면 양용은은 밑져도 이익이었다. 13번 홀까지 두 선수는 동타로 막상막하의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승부처는 14번 홀이었다. 301야드밖에 안 되는 짧은 파4. 두 선수 모두 드라이버를 잡았다. 타이거 우즈는 그린 앞 벙커에, 양용은은 홀 컵 20야드 앞 러프에 각각 볼을 떨어뜨렸다. 

벙커 샷을 한 우즈는 볼을 홀 컵 앞에 떨어뜨려 버디를 노리고 있었다. 양용은의 차례. 타이거의 샷을 본 뒤 52도 웻지를 잡은 그는 볼을 굴렸다. 버디를 노린 칩 샷이었지만 깃대를 따라 굴러간 볼은 홀 컵으로 떨어져버렸다. 이글이었다. 한 타를 뒤진 타이거는 이후 당황하기 시작하면서 양용은에게 끌려다니는 처지가 됐다.

마지막 18홀에 이를 때까지 양용은은 리드한 한타를 굳게 지키고 있었다. 그래도 상대는 타이거 우즈.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그는 마지막 홀에서도 뚝심을 발휘했다. 잘 맞은 드라이버에 이어3번 하이브리드로 과감히 깃대를 향해 세컨샷을 날렸고 볼은 홀 컵 3미터 앞에 떨어졌다. 마지막 홀에서도 보란 듯이 버디를 하는 과감한 플레이로 타이거 우즈와 모든 미국팬들의 희망을 단칼에 날려버렸다. 낙담한 타이거는 보기를 범했고 무려 3타차로 멀어지며 고개를 떨구었다.

타이거 우즈를 꺾은 이 대회는 세계 스포츠사의 굵은 획을 긋는 최대 이변의 대회로 기록된다. 양용은은 전 세계 언론에 의해 ‘골프 황제를 꺾은 최초의 아시안 메이저 우승 선수’로 대서특필되며 일약 스타가 된다. 반면 타이거 우즈는 이 대회에서 패배하면서 곧이어 터지는 불륜스캔들로 10여년의 기나긴 나락의 길로 빠져들게 된다.

SDG뉴스 이인세 골프 칼럼니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SDG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지속가능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