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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의 골프 명승부(60)] 스코틀랜드의 콜린 몽고메리, PGA우승 꿈은 덧없이 좌절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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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 칼럼니스트
이인세 칼럼니스트

2006년 뉴욕 최남단의 대서양과 맞닿은 윙풋(WINGED FOOT) 골프장. 1926년 설립돼 US오픈만 무려 10여 차례나 치른 명문 골프장이다. 2006년의 대회는 마지막 4회전에서 선두가 수차례나 뒤바뀌는 혼전의 대회였다. 콜린 몽고메리도 그중 한 명이었다. 골프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 출신인 콜린은 이번 대회에 그의 모든 것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미 43세로 우승이 녹녹치 않은 나이에 20년 선수생활에서 잘하면 최초의 메이저 우승이라는 대어를 낚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메이저의 문턱에서 아쉽게 2위를 차지 한 것만 해도 무려 4차례였다.

콜린은 첫날 유일하게 참가 선수 중 언더파를 치는 활약으로 1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5번째 메이저 우승에 재도전을 한다. 하지만 2,3회전에서 부진으로 인해 마지막 날 5오버파로 선두조인 2오버파의 필 미컬슨 등에 3타 뒤진 채 출발하게 된다. 콜린은 있는 힘을 다해 끈질기게 경기를 이끌면서 4,5명의 선수들이 혼전을 벌이면서 선두가 끊임없이 바뀌는 와중에서 그 역시 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마지막 메이저 우승의 기회가 찾아오는 듯 보였다.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흐름을 탄 그는 17번 홀에서 50야드 어프로치 샷을 그대로 홀 컵에 집어넣는 행운의 버디도 잡으면서 드디어 선두인 필 미컬슨과 4오버파 동타로 공동선두에 나설 수 있었다. 필 미컬슨은 2조 뒤에서 16번 홀을 막 마친 상황이었다. 

남은 마지막 18홀만 잘 넘기면 플레이오프로 갈 수도 있고 잘하면 우승도 가능할 수도 있었다. 바로 뒷조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호주의 제프 오길비는 한 타가 더 많은 5오버파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콜린에게는 오직 필 미컬슨만이 신경 쓰일 뿐이었다. 필 역시 17번 홀에서 콜린이 버디를 하면서 자신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는 사실을 대형 스코어보드를 통해 알고 있었다. 비제이 씽과 한조를 이룬 콜린은 18번 홀의 드라이버도 페어웨이에 올려놓았다. 이제 185야드 세컨샷을 순조롭게 그린에 올려놓는 일만 남아있다. 앞조의 이안 포터조가 시간을 끌어 콜린은 자칫 리듬이 끊길까 조급했다.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가. 

1994년 US오픈이 콜린의 첫번째 준우승이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에 위치한 오크몬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콜린은 3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월요일 열린 연장 18홀에서 콜린은 하지만 78타나 쳐 74타를 친 어니 엘스와 로렌 로버츠에게 아예 맥없이 무너졌다. 콜린을 제외한 두 선수의 대결에서 결국 20번째 홀에서 어니 엘스가 이겼고 콜린은 공동 2위에 머물렀다. 

1995년 LA의 리비에라골프장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는 콜린이 마지막 3홀에서 연거푸 버디를 하면서 막판 스퍼트를 보이며 선두인 스티브 앨킹톤를 플레이오프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도 콜린은 세컨 샷에 볼을 홀 컵에 가까이 올려놓고 우승에 한 발 다가갔다. 하지만 그 짧은 버디퍼트를 놓치면서 파세이브에 머물렀다. 상대방 엘킹턴이 35야드 어프로치를 그대로 집어넣어 버디를 해버리는 바람에 한 타차로 또 2위에 머물고 말았다.

메릴랜드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1997년 US오픈에서도 기회가 찾아왔었다. 콜린은 첫날 65타를 치면서 선두로 나섰지만 이튿날에는 76타를 치는 부진을, 3일째에는 69타로  마지막 선두조 바로 앞조에 속해 어니 엘스와 함께 팽팽히 맞섰다. 후반전 내내 어니 엘스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동타로 가던 중 마지막 한홀을 남겨놓은 17번 홀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했고 결국 한 타차로 또다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앞조가 홀 아웃을 하고 있었다. 6아이언을 들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콜린이 갑자기 캐디백으로 다가갔고 클럽을 바꿨다. 7번 아이언이었다. 결과론이지만 그로서는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뼈아픈 패착이었다. 결국 세컨샷은 그린 오른쪽의 깊은 러프에 빠지고 말았고 3타째 어프로치는 홀 컵 30야드 뒤로 넘어갔다. 이어 3퍼팅으로 어이없이 더블보기를 기록하고 만 것이었다. 이미 경기를 끝낸 제프 오길비에게 한 타 뒤진 6오버파로 우승 탈락이라는 결과였다. 

마지막 조의 필 역시 드라이브 난조에 세컨 샷이 나무를 맞추는가 하면 벙커샷, 러프 어프로치, 2퍼트 등 마지막홀의 더블보기로 역시 6오버파로 두 선수 모두 제프 오길비에게 우승을 받친 꼴이었다. 콜린은 기자회견에서 “43세의 나이에 이런 찬스를 맞은 것도 행운이다. 하지만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못해 아쉽기는 하다. 내년에도 물론 다시 도전하겠지만 어떤 재앙이 다시 닥칠지 또 기대된다”고 스스로를 폄하하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버렸다. 프로 생활 20년 간 단 한번의 PGA우승이 없는 콜린은 그러나 라이더컵 유럽팀 캡틴을 지냈으며 현재는 PGA시니어투어에서 뛰고 있다.

SDG뉴스 이인세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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