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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의 골프 명승부(59)] 2년 만에 찾아온 메이저, 세리는 아니카에 원수를 갚고 슬럼프에서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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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 칼럼니스트
이인세 칼럼니스트

뉴욕 윙풋에서 열리게 될 US오픈에 한 주 앞서 벌어지는 LPGA 맥도널드챔피언십 대회. 지난해인 2005년부터 맥도널드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한 매릴랜드주의 불 록골프장은 향후 2009년까지 5년 연속 이 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매년 2번째 메이저인 이번 대회 우승 예상 선수는 당연히 아니카 소렌스탐이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아니카는 3년 연속 이 대회 우승자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니카와 자웅을 겨루던 박세리는 지난 2004년부터 지독한 슬럼프에 빠진데다 지난해 이 대회서 75-78타의 무려 9오버파를 치며 컷 오프 탈락의 고배를 마셨었다. 당연히 우승권에서 제외된 데다가 아무도 세리의 우승은 예상조차 하지 않은 현실일 수밖에 없었다. 아니카의 상대는 오히려 호주의 캐리 웹이었다. 캐리는 3월에 있었던 첫 번째 메이저인 나비스코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아니카를 상대할 수 있는 적수로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골프계의 이같은 예상은 그러나 3일째에 빗나가 버렸다. 아니카는 첫날과 둘째날에는 71-69타로 박세리와 같은 71-69타를 치면서 톱10에 들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아니카는 3일째에 75타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일찌감치 우승권에서는 멀어졌다. 초점의 대상은 박세리와 캐리 웹이었다. 두 선수는 미국의 팻 허스트와 일본의 미야자와간의 선두조로부터 3조나 앞에서 경기를 벌였다. 

무려 10여명의 선수들이 엉켜서 한 타차로 우승이 결정지어 지는 혼전이었다. 김미현, 안시현, 김 영, 임성아 등 세리를 포함해 한국 선수만 해도 무려 5명이나 톱10에 올라있었다. 경기가 마무리 되어갈 무렵이었지만 아직도 한 타차의 우승은 변함이 없었다. 그 와중에서 박세리의 약진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한 홀을 남겨놓은 17번 홀까지 세리는 9언더파를 기록하면서 2위 캐리 웹에게 한 타를 리드하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던 중이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파세이브만 하면 세리는 우승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골프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마지막 그린에서 어이없는 3퍼팅을 해 스스로 자신의 발등을 찍으면서  캐리 웹과 동타인 8언더파가 돼버렸다. 캐리 역시 17번과 18번 두 홀에서 버디의 찬스가 있었으나 파 세이브에 그치면서 세리와 캐리는 결국 플레이오프를 벌이게 된 것이다. 

연장 첫 홀은 방금 전 세리가 보기를 해 망쳐버린 홀이었다. 세리는 내심 불안했다. 하지만 잘 맞은 드라이브에 홀 컵까지는 200야드 정도 남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세리는 22도 유틸리티를 꺼내들었다. 4번 아이언 정도를 들을까 했던 예상은 빗나간다. 오른쪽에는 벙커, 왼쪽에는 워터 해저드였다. 볼이 왼쪽으로 감기기만 하면 그대로 물속으로 빠져버린다. 회심의 마지막 샷이었다.

볼은 그린을 향해 보기 좋게 날아가고 있었다. 지난 2년간 우승은 고사하고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지난해는 이 골프장과 이 대회에서 보기 좋게 예선 탈락의 쓴맛도 보았다. 홀 컵으로 향하던 볼은 그린앞에 떨어진 뒤 그대로 구르면서 홀 컵에서 한 뼘도 안 되는 지점에 우뚝 서버렸다. 갤러리들조차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회심의 유틸리티 샷이 버디를 뽑아낸 것이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2년간 받은 갖은 설움과 압박에서 이제 세리는 기사회생을 한 셈이었다. 22승 이후 2년 만에 맞이하는 감격적인 우승이었고 게다가 메이저 타이틀이었다. 맥도널드챔피언십은 세리로서는 3번째 차지하는 타이틀이었다. 이 한방으로 세리는 슬럼프에서 탈출하며 골프퀸의 명성을 다시 찾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SDG뉴스 이인세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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