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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8: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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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칼럼] ‘작지만 확실한’ 탄소중립 행동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최적의 해법...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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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후변화와 인간의 활동은 별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집에서 꽃을 키워본 분들은 화분을 어디에 두는 지, 물을 얼마나 주는 지에 따라 꽃의 생육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안다.

거실에 화분이 있는 집과 그렇지 않은 경우 거실 공기의 질이 다르다는 것도 명확하다. 우리 인간의 행동이 기후변화와 얼마나 밀접한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기후를 좋게 만들 수도 있고,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미국 의학협회에서 발표한 ‘실수는 인간의 일(To Err is Human)’에서 미국 전역에서 고속도로 사고, 유방암, 에이즈를 포함한 주요 사망원인보다 의료과실에 의한 사망이 더 많아 연간 9만 8000명에 이른다고 한다(엘렌 랭어. 2022).

많은 사람들은 매년 태풍이나 홍수의 국지적 피해를 주목하지만, 우리 인간이 야기한 지구평균기온 상승이 가져오는 더 엄청난 규모의 피해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한국 DMZ평화생명동산을 운영하시는 정성헌 선생이 ‘평화생명통신’에서 소개한 전라북도 운봉읍 주민자치위원회의 탄소중립계획서를 보면서 ‘작지만 확실한 탄소중립 행동(다른 의미의 소확행)’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읍·면 단위에서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도한 탄소중립계획은 운봉읍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 탄소중립계획서에서 제시한 생활 속 실천행동들은 대부분 우리가 알고 실천하는 전기절약, 대중교통이용, 육식 줄이기 등이라고 한다.

종이 아껴 쓰기 실천하기, 이면지 모아 노트 만들어 사용하기, 개인 컵 사용하기, 휴지 대신 개인 손수건 사용하기, 주 1회 목요일 채식 메뉴로 급식 정하기 등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는 실천행동들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해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법을 찾아 최선을 다한 그 자체가 진짜 해법일 것이다. 운봉읍 주민자치위원회의 탄소중립계획서는 최선을 다하려는 열의가 보여지기에 그 자체가 탄소중립을 위한 좋은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지만 확실한 탄소중립 행동을 해 갈 때,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들과 지역에서 동일한 방식의 행동이 적절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소한의 공통적 행동은 필요하지만, 사람들과 지역의 여건에 맞는 행동들이 필요한 것이다.

요즘은 운동화의 끈을 다이얼을 돌려 묶는 것이 이전보다 보편화되었다. 하지만 운동화의 신발 끈 다이얼을 동일하게 돌리면 안 된다. 좌, 우 운동화의 풀림상태가 다른 상황에서 좌, 우 같은 수로 돌리면 차이가 발생 할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을 위한 ‘작지만 확실한 행동’도 마찬가지다. 도시와 농촌,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지식노동자와 육체노동자 등 지역과 계층별로 맞춤형 행동강령이 중요하다. 앞에서 소개한 운봉읍 주민자치위원회의 탄소중립계획서에서는 학생, 직장인, 노인 등 연령대별로 행동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맞춤형 ‘소확행’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자동차 이용을 줄이자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도보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일상생활 서비스를 15분 내에 할 수 있는 보행일상권 형성을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는 데 우리의 도시들에서도 자동차 이용을 줄일 수 있는 작지만 실질적인 행동들을 해 가야 할 것이다.

매키넌 교수도 그의 책 ‘디 컨슈머’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동’ 몇 가지를 제안하고 있다. “상품에 수명을 표시하게 해서 상품의 내구성 향상 촉진시키기, 한번 쓰고 버리는 것보다는 수선해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새로운 과세제도 만들기” 등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작지만 확실한 행동’ 하기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숙제이다.

SDG뉴스  이상준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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