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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칼럼] 기승부리는 유통 기업 사칭 '피싱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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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교수
정순채 교수

국내 유명 유통 기업을 사칭한 사기 피싱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홈플러스나 SK스토아, 롯데홈쇼핑 등 대기업 상호를 무단 도용해 가짜 사이트를 개설하고, 현금 결제를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수법이다. 로고는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이름만 살짝 바꿔서 소비자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의하면 최근 해외에 서버를 둔 사기 사이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적발된 피싱 사이트의 42%가 지난해 상반기에 접수됐다. 특히 피싱 사이트 대부분이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 등 고가 상품을 취급하는 곳이 많아 피해 규모도 크다. 지난해 상반기 쇼핑몰 피싱 관련 피해액은 약 1억3200만 원으로 2020년과 2021년을 합친 것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사기 사이트는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하지 않고, 누구나 쇼핑몰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이용한 점이다. 누구나 쉽게 스토어를 열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등 모든 피싱 사이트가 동일 수법으로 개설되었다. 사업자 번호도 다른 사업자의 정보를 무작위로 도용했다. 오픈마켓인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공식몰 로고를 도용해 입점 후 추가할인을 빌미로 현금 구매하도록 소비자를 유인하는 수법이다. 

피싱 사이트의 대표적인 수법은 현금 결제 유도이다. 카드로 구매한 고객에게는 재고 부족으로 주문을 취소하거나 유선으로 연락해 현금 결제로 변경하면 추가할인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물품은 주로 구매 단가가 높은 가전제품 판매를 홍보한다. 이들은 실시간 모니터링 대응이 어려운 주말에 쇼핑몰을 개설하고, 해외 서버를 이용해 추적이 쉽지 않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신고 접수된 스마트 스토아를 통해 개설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 SK가전스토아 역시 피싱 사기 사이트였다. 이 같은 사기 수법은 예전부터 구사됐다. 해외 구매 결제 사기 문자나 택배 기사를 사칭한 문자를 발송해 개인정보를 빼냈다. SSG닷컴이나 이마트와 유사한 사이트를 개설해서 가짜 상품권을 판매하기도 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은 일반 소비자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사칭 쇼핑몰을 발견해 당국에 차단 요청을 해도 최소 1주일 이상 시일이 걸리고, URL만 변경하면 다시 사기 행각을 벌일 수 있어 고객들의 지속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피싱 사이트 등은 불법·유해정보사이트로 분류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다. 직접 쇼핑몰이 개설된 플랫폼사에 연락해서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열려 있는 인터넷 중개몰(온라인 장터)인 오픈마켓에 상품을 저렴하게 올린 후 추가할인 등을 미끼로 사기 사이트로 직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SNS)과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에 판매 글을 올려 해외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기도 하여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도화된 사기 방식인 유통 기업 사칭 피싱 사이트는 해당 기업의 브랜드 신뢰성을 상실하고, 소비자는 금전적 손해를 보고 있어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정순채 동국대학교 융합교육원 겸임교수·경희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법무법인 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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