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김성훈 기자] ‘인내는 쓰다, 그러나 열매는 달다’. SK가 최태원 회장의 주도로 제약·바이오사업에 투자해온지 27년. SK바이오사업은 이제 SK텔레콤으로부터 바톤을 넘겨받아 그룹을 이끄는 주력사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글로벌 신약개발이 첫 결실을 맺은 덕이다.
올 IPO시장 최대어인 SK바이오팜이 코스피(유가증권 시장) 상장 첫 날 상한가인 12만7000원에 거래됐다.
2일 오전 유가증권시장 개장 즉시 SK바이오팜은 가격제한폭인 12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공모가(4만8000원) 대비 164% 급등한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인 9만8000원에 형성됐다. 시초가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 매수와 매도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에서 결정된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주식은 총 7831만3250주다. 이 중 최대주주와 우리사주(5%)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하면 1566만2648주(20%)가 시장에 유통된다.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9조9458억원을 기록, 단숨에 코스피 시총 랭킹 27위에 올랐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SK에서 생활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부문이 단순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업체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에스코프리’)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로서 거쳐야할 관문을 무사히 넘은 것이다.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 인수와 마찬가지로 최 회장의 뚝심으로 빛을 봤다는 평가다. 만만한 복제약 사업이 아니라 바로 신약개발에 집중한 결과다. 오너경영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혀 해외에서도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글로벌 신약개발의 성공확률은 0.02%로 알려져있다. 후보물질 5000개 중 1개꼴로 최종 신약이 나와 상용화된다는 것이다.
상장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3∼2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경쟁률 323대 1을 기록하고 청약증거금이 국내 IPO 사상 최대인 31조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