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로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야 할 위기에 처한 스페인의 한 작은 마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엄청난 돈벼락을 맞았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23일 보도했다.
스페인 북동부 후에스카주의 인구 2000명의 작은 마을 그라넨은 지난 22일 발표된 '엘 고르도'(뚱보라는 뜻) 복권 추첨에서 당첨금 40만 유로(약 6억164만원)가 걸린 1등 복권 1800장을 모두 구입해 1등 당첨금 7억2000만 유로(약 1조829억원)를 싹쓸이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23%에 달하는 스페인 실업률에서 알 수 있듯 농업을 주로 하는 그라넨 마을의 주민 상당수가 실업자 신세인데 이번 복권 당첨으로 예상치 못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셈이다.
그라넨 마을의 유일한 복권 판매자 마리아 필라 아자그라는 “최근 많은 산업이 문을 닫고 일자리를 찾기는 힘들다”며 이런 가운데 찾아온 믿기 힘든 행운에 놀라워 했다. 벽돌공인 오스카는 “이제 해고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작은 회계 회사를 운영하는 수사나 페레스는 “복권 당첨이 힘들게 일하고도 적게 보상받았던 안 좋은 올해를 보상해줄 것"이라고 기뻐 했다.
그러나 엘 고르도 복권의 최대 수혜자는 다름 아닌 스페인 정부이다. 스페인 정부는 엘 고르도 복권 판매액의 약 30%를 차지해 10억 유로 가까이를 과외 수입으로 벌어들이게 됐다. 이는 스페인 국내순생산(GDP)의 0.1%에 달하는 금액으로 스페인의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의 1%에 이른다.
한편 올해 스페인 국민들은 1인 평균 57유로를 엘 고르도 복권 구입에 지출했다. 이는 올해보다 경제 상황이 훨씬 좋았던 지난해와 비교해 불과 0.5% 줄어든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