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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8: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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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밑 가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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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중소기업청장

“거창한 정책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 하나만이라도 빼줬으면 좋겠다.”

중소기업인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손톱 밑의 가시 중 빼도 빼도 계속 생겨나는 것이 있다. 늘 빼도 큰 변화가 없는 듯 보이는 가시는 아마도 청년실업과 중소기업 인력문제일 것이다.

청년층을 비롯한 많은 구직자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데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크게는 3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막연하게 중소기업을 꺼릴 뿐만 아니라 좋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려 해도 어떤 중소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알 수 없다는 기업정보 부재 문제, 또 사람은 많은데 원하는 기술수준을 갖춘 사람은 없다는 숙련부족 문제, 마지막으로는 대기업에 비해 월등히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문제가 그것이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결은 이런 원인별로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은 인력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이 오래 전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그 중요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책적 집중을 하지 못한 점이 있다.

정부 부처별로 우수 기업을 지정하는 제도가 많이 있다. 우선 이렇게 다양하게 흩어진 지정제도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해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을 활용해 다양한 계층에 대한 총체적이면서 지속적인 중소기업 인식 개선활동이나 체험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또한 채용을 지원할 때도 단순히 일정 기간 기업에 인건비를 보조하는 형태는 다시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제대로 채용(공급)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기업이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에 참여해 인재를 스스로 양성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에 취업한 후 오랫동안 근무하도록 하는 문제는 기업 자체의 책임이지 정부가 크게 관여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중소기업은 이런 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부분을 직시해야 한다. 올해부터 10년 만기의 근로자재형저축 상품을 부활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장기 재직을 위해 해결해야 할 가시는 도처에 있다. 향후 정부는 장기 재직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세제지원 등 정책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중소기업 인력문제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정부·기업·구직자 어느 한 부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공동의 책임이다. 새해부터는 인력문제가 더 이상 손톱 밑의 가시가 아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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