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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세 번의 도전이 갖는 의미

[칼럼]조율래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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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번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시도다. 기술적 점검과 준비는 모두 완료된 상태다. 2차 발사의 실패원인으로 제기된 1단 추진시스템과 상단에 대한 보완과 개선 작업을 완료했고, 기술적 검증도 마쳤다. 발사 성공 가능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문제가 있었던 부분 외에도 1차 발사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한 2단 킥모터, 자세제어시스템, 항법유도시스템 등을 포함한 나로호 전체에 대해 원점에서 철저히 점검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나라는 1996년에 ‘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2015년까지 진행할 우주개발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고, 2007년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과 2011년에는 ‘제2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각각 수립했다. 이러한 국가 우주개발 계획에는 우리나라가 미래에 우주개발에 활용할 우주발사체를 독자 개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나로호는 독자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한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로호는 그 자체의 성공 여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독자 발사체 개발을 위한 기술 축적이라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런 면에서 나로호는 이미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 비록 두 차례 발사에 실패했지만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한 나로호 개발과 발사 과정에서 발사체 체계개발 기술과 발사장 구축, 발사운영 기술 등을 확보했다. 또한 발사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도 원격측정데이터 분석, 지상에서의 재현시험 등을 통해 단번에 발사에 성공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여러 가지 분석기술들을 체득할 수 있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10년간의 나로호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발사체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46% 수준에서 83% 이상 향상되어 위성 발사체를 독자개발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으며, 이러한 기반 위에 한국형발사체(KSLV-II)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1.5톤의 실용위성을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이륙 중량 200톤의 3단형 발사체로 2011년(작년) 12월에 국가우주위원회에서 계획이 승인되어, 2021년 발사를 목표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발사체 및 액체엔진의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독자적 액체 엔진 및 추진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시험설비 구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용위성의 발사를 국내에서도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형 발사체의 발사 경험과 신뢰성이 입증되면 해외의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 서비스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선진국보다 3~40년 늦게 시작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그동안 선진국 추격형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제는 그동안 쌓은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 개발로 전환해 우주기술의 도약을 이루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이번 나로호 3차 발사는 전환의 기점이 될 것이다. 성패 여부를 떠나 나로호 발사 이후에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집중해 우주강국을 향한 발걸음에 속도를 가할 것이다.

21세기는 우주 시대다. 매년 120기 정도의 위성발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을 비롯한 세계 위성산업 규모는 2011년 기준 1,700억불을 넘는다. 우주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질병, 식량 부족 등 인류 미래에 위협 요인을 극복하고 미래 인류 발전과 생존의 열쇠를 찾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주를 개척하고 활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중의 하나이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요소가 바로 발사체다. 나로호는 우리의 힘으로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며, 나로호를 디딤돌 삼아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영역을 우주로 확대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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