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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키우면 경제금메달 나온다

[칼럼]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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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폐막한 런던올림픽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남자 유도 90㎏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딴 송대남 선수가 정훈 감독에게 큰절을 하자 감독도 급하게 맞절로 화답하는 장면이다. 재미있는 유도 예법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정 감독은 송 선수의 손위 동서였다. 이번 런던올림픽 에피소드 중 단연 눈에 띄는 스토리가 아닌가 싶다.

남자 유도 81㎏ 이하급에서 김재범 선수와 송대남 선수는 오랜 라이벌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두 선수는 승패를 주고받는 혈전 끝에 결국 김재범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하게 됐다. 이듬해인 2009년 파리그랜드슬램 유도대회에서는 둘이 결승에서 만났고 이번엔 송 선수가 김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렇게 탁월한 기량을 가진 두 선수가 런던올림픽 출전을 위해 81㎏ 이하급에서 싸우는 대신 체급을 올리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송 선수에게 집안 어른인 정 감독이 한 체급 올려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자고 다독였다.

그 결과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김재범 선수는 81㎏ 이하급에서, 송대남 선수는 90㎏ 이하급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현명한 결정과 용감한 도전이 모두에게 윈윈(win-win)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산업발전법에 의하면 중견기업은 대기업 가운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 기업을 말한다. 다시 말해 중소기업으로 있으면서 전문 영역에서 더욱 성공해 대기업으로 올라선 기업을 의미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중견기업은 미래이고 꿈인 셈이다.

중견기업은 성장세를 타고 있는 기업이 많으므로 수출이나 고용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즉 중견기업이 늘어난다는 얘기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활력을 띤다는 의미다. 또 중소기업이 성장한다는 뜻이니 우리 경제의 생태계가 원활하게 움직이는 바람직한 현상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중소기업이 300만여 개, 제조중소기업이 30만여 개에 이르지만 중견기업은 1300여 개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이 성장해 체급을 올려 중견기업이 되면 많은 지원이 갑자기 줄어들게 되므로 기업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분사 등 여러 가지 편법을 고민하게 된다.

이는 경영의 비효율로 이어져 경쟁력 향상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낸다.

따라서 체급을 올려 더 많은 가능성을 바라보면서 꿈을 펼치기에는 두려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이러한 두려움을 덜어주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늘려나가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중견기업을 법적 개념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그리고 현재 1300여 개인 중견기업을 2015년에 3000개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지난 9일 ‘중견기업 육성 종합전략’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가업승계 대상 범위를 일정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업력 있는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하면서 장수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연구개발(R&D)을 더욱 활성화하도록 중견기업에 대한 R&D 세제 지원을 확대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도 하도급 거래 시 보호하고 지원하는 대상에 포함시켜 대-중견-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여건을 조성한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인력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년 이상 일한 연구인력을 대상으로 기업과 근로자가 동일한 금액을 매칭해 적립하는 금융상품을 도입함으로써 장기 재직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중소기업은 꿈을 가지고 더욱 분발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중견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면서 중소기업을 이끈다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금메달 풍년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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