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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8: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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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구직난의 불편한 진실을 바로 잡아야

[칼럼]권대수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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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상반기부터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특성화고생, 대학생,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한 채용박람회가 각급 행정기관이나 협회, 공단 등에서 수시로 열리고 있으나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구직자가 원하는 수준의 임금, 복리후생 등을 맞출 수 있는 중소기업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인기업과 구직자의 눈높이가 다른 미스매치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졸업생 등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선호한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특히 중소기업 생산현장의 인력 공급원인 특성화고 졸업생조차 취업보다는 진학을 선택하거나 취업의 길을 택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대기업, 공기업, 중견기업이상의 근로조건이 우수한 기업 위주로 진출하고 있어 정작 기능인력이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는 상황에 놓여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현황을 살펴보면 5인이상 중소기업 3.2만개사 조사결과, 부족인력이 23만7천명(부족률 3.3%)으로 대기업 부족인원 33천명(부족률 1.5%)에 비하면 매우 높다. 특히 중소제조업의 경우에는 6만5천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직종별로 보면 연구직이 5.45%, 기술직 4.7%, 기능직 3.89% 순이며 규모별로는 종사자 50인 미만의 소기업이 4만6천명으로 가장 많고 지역별로는 비광역권이 3만7천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금년도 들어와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고조되는 경제상황과 맞물려 경기악화로 인하여 중소기업의 인력채용 규모도 상당히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금년도 하반기에 중소기업의 53%가 인력채용계획이 있으나 채용인원은 평균 2명 수준으로 밝혀 금년 상반기 4.7명 보다 2배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중소기업의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구직자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기 때문인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청년 취업자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부족하고 임금 등 상대적으로 낮은 복리후생, 열악한 작업환경을 들 수 있다. 
 
한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올해 4년제 대학을 나온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3459만원이지만 중소기업은 2254만원으로 대기업과 1205만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차이가 커진 이유로는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서 대기업은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려고 연봉, 인센티브 등을 매년 향상시키는 반면, 중소기업은 아직 인재 확보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소기업의 열악한 작업환경이 청년 구직자들이 쉽게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한 예로 각 대학에서는 방학기간이 되면 지역 산업체에 학생들을 현장실습 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현장실습이 끝나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을 탓하며 진로를 바꾸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중소기업의 작업 환경문제는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이며 생산능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므로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과제다. 물론 중소기업의 재무능력이 열악하여 한꺼번에 다 개선할 수는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 이상 미뤄서는 청년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중소기업은 비록 대기업에 비해 여건이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필요인력 확보를 위해 보다 전향적으로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점진적으로 임금, 복리후행, 작업환경 등을 적극 개선해 나감으로써 전문인재의 중소기업 유입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에 인건비 보조 등의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결국 열쇠는 중소기업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하여 선제적으로 장학금 지급 등의 방법을 통해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한다던지,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로 중소기업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학생들이 갖는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여야 한다. 
 
또 근로환경 개선과 함께 회사의 미래 발전상을 보여 주는 로드맵이나 비젼 제시도 아주 중요하다. 신입직원이나 근로자에게는 소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에너지를 충만하게 하여야 소속 기업에 계속 근무해야 할 이유가 된다. 
 
구직자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신입직원을 맞이 하는 중소기업 CEO를 비롯한 임직원의 인식 개선도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의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 현실에서는 임금과 작업환경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지역의 우수인재들이 지역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여야 한다. 기업 스스로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차원에서도 미래산업을 선도할 첨단기업을 육성하여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중소기업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에 자금, 기술, 컨설팅 등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체기업의 99%, 고용의 88%를 중소기업이 차지할 정도로 중소기업의 위상과 중요성은 높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국가경제와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고 근로환경이 개선되어야 우수인재들도 중소기업을 찾을 것이다. 역동성 등 장점을 가진 중소기업이 미래지향적인 청년들과 잘 맞아 자랑하며 근무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일터로 인식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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