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7친환경에너지 생산-소비]미국인 이안 밀러가 그리스 정교회 세례까지 받는 등 노력 끝에 그리스 여성과 결혼에 골인한다는 내용의 영화 ‘나의 그리스 식 웨딩’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 국내서 벌어졌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그리스계 해운사가 발주한 세계 최대 규모 액화 이산화탄소(LCO2) 운반선을 수주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그리스의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Capital Maritime Group)과 총 1790억원 규모의 2만2000입방미터(㎥)급 액화 이산화탄소(LCO2)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LCO2운반선은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 규모로,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된다.
이 선박은 이산화탄소(CO2)를 액화해 운송하기 위한 친환경 목적으로 개발됐다. 액화이산화탄소(LCO2) 외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NH3) 등 다양한 액화가스 화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선박 운용 상의 다양성을 확보한 게 장점이다.
또 향후 암모니아 추진 선박으로 변경 가능한 ‘암모니아 듀얼 퓨얼 레디(Ammonia DF ready)’를 적용해 미래 탄소 중립 실현이 가능한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된다.
탄소 포집·저장 분야 연구기관인 글로벌CCS연구소(Global CCS Institute) 조사 결과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탄소 포집·저장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 2050년에는 전 세계 탄소 포집량이 76억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해상 운송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LCO2운반선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세계적 가스전시회인 가스텍(Gastech)에서 7만4000㎥급·4만㎥·3만㎥급 LCO2운반선에 대해 미국선급협회(ABS), 로이드선급(LR), 라이베리아 기국 등으로부터 기본인증(AIP)을 받는 등 이 분야 핵심기술 개발에 매진해오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 초대형 LCO2운반선에 대한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제적으로 축적해온 기술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이 분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DG뉴스 이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