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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8 23:0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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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당 200원짜리 값싼 황 폐기물로 고부가 렌즈 소재 만든다

화학연, 고강성·고투과 적외선 소재 개발...자율주행 나이트비전등에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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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B기반 역가황 고분자와 기존 역가황 고분자의 기계적 물성 차이를 보여주는 사진. 40도 가량 열풍을 가했을 때  역가황 고분자(오른쪽)는 높은 유리 전이온도 덕분에 딱딱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기존 역가황 고분자(왼쪽)는 낮은 유리 전이온도로 인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변형됐다.(출처=화학연).
TVB기반 역가황 고분자와 기존 역가황 고분자의 기계적 물성 차이를 보여주는 사진. 40도 가량 열풍을 가했을 때 역가황 고분자(오른쪽)는 높은 유리 전이온도 덕분에 딱딱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기존 역가황 고분자(왼쪽)는 낮은 유리 전이온도로 인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변형됐다.(출처=화학연).

국내 연구진이 원유 정제 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kg당 200원에 불과한 값싼 황 폐기물로 고부가가치 적외선 투과 고분자 렌즈신소재를 개발했다.

개발 소재는 상업화 연구를 통해 자율주행 나이트비전, 스마트 가전·센서 시스템, 의료·진단용 열감지 카메라, 군수용 야간 감시 카메라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동균 박사팀과 한양대 위정재 교수, 충남대 이경진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다양한 적외선 광학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높은 강성의 적외선 투과 역가황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역가황 고분자는  중량 50% 이상의 많은 양의 황에 적은 양의 유기물을 섞어 만드는 고분자다.

적외선 투과 광학소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통과시키는 소재로 코로나 19로 인한 발열을 체크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 레이더 인체 감지 적외선 조명 센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적외선 투과 광학소재의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들은 모두 셀렌화 아연(ZnSe), 저마늄(Ge), 칼코게나이드 유리 등의 ‘무기물 기반’소재로서 주요 원재료가 비싸고 소재를 렌즈로 가공하기도 어려워 적외선 투과 렌즈가 장착된 장비를 대부분 상당한 고가 제품이다.

전세계적으로 원유 정제과정에서 연간 7000만t가량의 황 부산물이 발생하지만 비료 화약 등으로 활용한 후 잔여 황폐기물에 대한 마땅한 처리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 각국 연구진이 황 폐기물을 활용한 다양한 역가황 고분자 신소재 개발에 나섰지만 황이 다량 포함된 소재들은 온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말랑말랑해지는 특유의 물성 탓에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높은 적외선 투과 특성을 갖는 역가황 고분자 소재도 황을 비중을 높이면 ▲투과도가 상승하지만 유연한 물성으로 인해 ▲강도가 낮아지는 ‘상충관계’를 극복하지 못해 광학 부품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황에 ‘TVB가교제’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합성했다.

TVB가교제는 가교제끼리 서로 단단하게 연결되고 유연한 황 고분자 사슬이 그 주의에 연결돼 합성할 수 있었다.

국내 연구진의 고강성·고투과 적외선 렌즈용 소재 개발 논문이 게재된 Advanced Optical Materials 2023년 3월호 표지 (출처=화학연)
국내 연구진의 고강성·고투과 적외선 렌즈용 소재 개발 논문이 게재된 Advanced Optical Materials 2023년 3월호 표지 (출처=화학연)

개발된 황 함량 80%의 고분자 신소재를 테스트한 결과, 1.1mm 두께의 필름으로 제조 시 기존에 보고된 황 함유 고분자 소재와 유사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우수한 적외선 투과도를 보인다. 그리고 무려 80°C 가량 향상된 92.6°C 수준으로 유리 전이온도가 매우 높아, 상온에서 안경 렌즈와 유사한 수준인 2기가파스칼(GPa) 가량의 우수한 기계적 강성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광학 소재·부품 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경제성 있는 적외선 광학용 역가황 고분자 실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국 화학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기술은 값싼 황 폐기물로부터 고부가가치 고 황 함유량 고분자 소재를 합성하는 플랫폼 기술로, 이미징 기술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에너지 등 응용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SDG뉴스 임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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