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밝혔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 분야의 국내 생산과 해외 수출을 늘리고, 연관 산업을 강화해 글로벌 전기차 톱3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도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생산기반 확대 계획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 화성시 기아오토랜드에서 윤석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기공식이 열린 기아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지난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지 29년만에 국내에 건설하는 완성차 제조 공장이다.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약 3만평의 부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전략은 '전기차 글로벌 톱3'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판매 3위에 오른 만큼 전기차 분야에서도 글로벌 톱3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030년까지 24조원을 투자한다. 이 투자로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잡았다.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선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과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을 추진한다. 특히 전기차 공장에는 국산 지능형 로봇을 설치해 설비 국산화율을 99%로 끌어올리고 설비 투자비 대부분을 국내 기업으로 돌아가게 해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전기차 성능 향상을 위한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통해 다양한 전용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플랫폼에 맞는 배터리와 모터를 개발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인 인프라 부문은 올 상반기 충전 인프라 품질검증센터를 설립해 표준화된 평가체계를 구축한다. 현대차·기아 계열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가 2050년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구축하고 전기차 충전서비스 플랫폼(E-CSP)을 통해 고품질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많은 고객들이 양질의 충전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불편함 없이 누리도록 충전 생태계 양적∙질적 육성에 앞장 서겠다"며 "충전기 고장으로 인한 불편을 줄여 고객 경험을 한층 더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선행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R&D) 투자도 중장기 전략에 포함됐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라인업 다양화와 배터리·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030년까지 31종의 전기차를 내놓고 세계 시장에 323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2024년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7를 준비 중이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에 이어 3번째로 내놓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다.
기아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EV9를 비롯해 2027년까지 15개 풀라인업을 갖춰 2030년 16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잇는 전기차 전용 공장 준공 기한을 내년으로 앞당기고 유럽과 인도에서도 2025년부터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
SDG뉴스 임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