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의 북극 지옥에 떨어져 한줌 얼음덩어리’ 신세가 될 뻔했던 국내 원전 산업이 기사회생, 새 봄이 오기 전에 활기를 되찾았다.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사전 제작 작업에 착수하면서 원전업계 일감 공급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국내원전업계는 위기를 딛고 마침내 '원전 르네상스의 대장정'에 올랐다.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10여년간 수조원대 일감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계약을 3월 말까지 체결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양사는 지난달 말 주기기 사전 제작 작업에 돌입함에 따라 협력사에 공식적으로 일감을 발주하게 됐다.
제작에 오래 걸리는 품목들을 본계약 이전에 선발주함으로써 기존의 계약 후 발주하는 방식보다 일감 공급 시기를 약 2개월 가량 앞당긴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2월 5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324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일감을 우선 발주한데 이어 올해 안으로는 전체 협력사에 20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경남 창원 경남테크노파크에서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 분야 기업과 함께 '원전생태계 지원설명회 및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 참석 기업들은 신한울 3·4호기의 사전작업 일감 공급으로 활기를 되찾았다면서 한수원의 협력업체 선급금 지급과 인력 채용 지원사업 기간·금액 확대를 요청했다.
산업부는 원전 분야 중소·중견기업 특례 금융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원전산업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일준 2차관은 "올해 원전산업 재도약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일감·금융·인력·R&D를 포함한 전방위적 정책 패키지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