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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칼럼] 최고의 유망 기술, 청색기술에 투자하면 세계경제 선도 가능

-녹색기술과 녹색성장, 청색기술과 청색성장으로 확대·발전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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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교수
문형남 교수

자연에서 영감을 얻거나 자연을 모방한 기술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청색기술(Blue Technology)’이고, 이를 산업과 경제 전반에 적용한 것이 ‘청색산업(Blue Industry)’과 ‘청색경제(BIue Economy)’다. 청색기술과 청색산업 및 청색경제를 통한 경제성장을 ‘청색성장(Blue Growth)’이라고 한다. 이는 ‘녹색기술(Green Technology)’, ‘녹색산업(Green Industry)’, ‘녹색경제(Green Economy)’, ‘녹색성장(Green Growth)’ 등보다 업그레이드되고 확장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향후 10년간 유망한 10대 유망기술, 5대 유망기술을 발표했는데, 첫 번째로기후테크(기후기술)를 꼽았다. 기후테크가 대표적이고 구체적인 청색기술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10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회의에서 군터 파울리(Gunter Pauli)는 재닌 베니어스(Janine Benyus)와 함께 ‘자연의 100대 혁신 기술(Nature’s 100 Best)‘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이후 책으로 발간)는 생물로부터 영감을 얻거나 생물을 모방한 기술 2100개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100가지 혁신 기술을 선정하여 수록한 것이다.

군터 파울리는 2010년 6월 자연의 100대 혁신 기술을 경제적 측면에서 조명한 저서인 ’청색경제(Blue Economy)‘를 펴냈다. 이 책의 부제는 ‘10년 안에, 100가지의 혁신기술로, 1억개 일자리가 생긴다(10 years, 100 innovations, 100 million jobs)’이다. 파울리는 이 책에서 100가지 생물모방 또는 생물영감기술로 2020년까지 10년 동안 1억개의 청색 일자리가 창출되는 사례의 밑그림을 제시하였다.

군터 파울리는 “녹색경제는 환경을 보존함과 동시에 동일한 수준이거나 심지어 더 적은 이익을 성취하기 위해 기업에게는 더 많은 투자를,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지출을 요구해 왔다. 녹색경제는 많은 선의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게 요구되었던 실행 가능성을 성취하지 못했다. 우리가 시야를 바꾼다면, 우리는 청색경제가 단순히 환경을 보존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지속가능성의 쟁점을 제기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청색경제는 무엇보다 재생을 약속한다. 청색경제는 생태계가 진화 경로를 유지하여 모든 것이 자연의 끊임없는 창조성, 적응력, 풍요로부터의 혜택을 누리도록 보장해주려는 것이다”라고 청색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파울리는 이 책에서 청색경제가 고용 창출 측면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규모의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이인식 ESG청색기술포럼 대표는 자연을 본뜨는 혁신기술을 ‘청색기술(blue technology)’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것을 2012년 펴낸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에서 제안한 바 있다. 청색기술은 연구자에 따라 기후기술, 바이오기술, 해양기술, 환경기술 등 여러 분야로 관심 분야가 나눠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서로 융합하여 청색경제로 통합 발전할 것으로 본다.

청색기술과 청색경제가 세계적인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청색기술은 저탄소 산업 생태계를 실현하는 기후기술이다. 청색기술은 무엇보다 녹색기술의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 녹색기술은 환경오염이 발생한 뒤의 사후처리적 대응 측면이 강한 반면에 청색기술은 기후변화 물질의 발생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억제하려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프로젝트 드로다운(Project Drawdown)이 발표한 탄소중립 100대 기술 중에서 상위 25개의 60%인 15개가 생물모방, 곧 청색기술인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 청색기술은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청색기술과 청색경제 개념과 용어를 창안한 군터 파울리는 2015년 10월에 펴낸 ‘청색경제 2.0(Blue Economy 2.0)’에서 "40억 달러를 투자한 200개 청색경제 프로젝트로 3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보고했다. 2017년 9월에는 ‘청색경제 3.0(Blue Economy 3.0 : 과학, 혁신 및 기업가정신의 결혼은 사회를 전환시킬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을 발간했다. KBS 2 TV는 2017년 7월 12일 ‘글로벌 경제’에서 세계 청색경제 시장규모가 "2015년 43억 달러에서 15년 뒤인 2030년에 1조6000억 달러로 기적적인 성장을 한다"고 보도했다.

2019년 10월 30일 청색기술의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청색기술 개발촉진법안’이 발의됐으나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법안은 다시 발의되고 신속하게 입법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세계 기후기술, 환경생태기술 등 청색기술과 산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세계청색기술포럼(World Blue Economy Forum: WBEF)’을 신설해 국제행사를 개최하면 세계경제를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처럼 세계 탄소중립 정책과 세계경제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과 인식은 아직 녹색기술에 머물고 있다. 하루빨리 인식의 수준을 높여서 청색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청색기술을 미래유망기술 분야로 선정하고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청색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고 유망 기술인 청색기술에 투자하면 세계경제 선도가 가능하다. 청색기술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과 불확실한 미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청색기술과 청색경제로 거대한 신시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서 먼저 대기업들이 청색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청색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인력양성도 지원해야 한다.

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캐나다 캘거리대 교환교수,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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