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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8: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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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자정부, 이젠 세계로 날아보자

[칼럼]서필언 행정안전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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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의 열기로 세계가 뜨겁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팝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에서도 한국어로 된 가사를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드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행정에도 불어오고 있다. 바로 전자정부로 대변되는 ‘행정한류’이다. 
 
우리나라는 UN의 전자정부 평가에서 지난 2010년과 2012년 2회 연속으로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명성에 힘입어 지난 2002년에 10만불에 불과하던 전자정부 수출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2억 3천만 불을 달성하였다. 또한, 우리의 전자정부를 배우러 방한하는 외국 공무원들도 줄을 잇고 있다. 올해만 해도 벌써 43개국에서 185명의 외국공무원들이 우리의 전자정부를 배우기 위해 행정안전부를 찾았다.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서 외국의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부러움과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명품(名品) 전자정부를 가진 나라가 된 것이다. 
 
우리의 전자정부는 다른 선진국들의 전자정부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식민지 지배와 전쟁이라는 쓰라린 아픔과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세계 1위의 전자정부를 이룩한 ‘성공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자신들처럼 가난하고 어려웠던 나라가 보란 듯이 선진국들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강국이 된 비결에 대해 궁금해 하고 우리를 롤(role) 모델로 삼고 싶어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자신들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나라이기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우리의 성공사례를 보고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전자정부 수출은 ‘외국정부’를 대상으로 수출한다는 특성상 정부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국 정부는 단순히 시스템만의 수입이 아닌 우리 정부의 구축 경험과 노하우 전수를 원한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성공 스토리가 있는 우리나라는 바로 이러한 점에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비교우위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 1위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기업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받았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선진국들이 가지지 못한 우리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전자정부 수출 전망은 아주 밝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전자정부 수출 여건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자정부 수출이 가능한 글로벌 공공정보화 시장은 약 1,608억달러(176조원) 규모로 세계 휴대폰 시장과 비슷한 규모의 방대한 시장이다. 그러나 IBM, HP 등 다국적 IT기업이 해외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덩치가 작은 국내기업들이 해외시장을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또한 각 국가별로 행정제도와 수준이 달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비용이 많이 들고, 정부기관 특성상 의사 결정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기업의 리스크가 높은 어려움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기업들이 겪는 이러한 어려움을 도와주는 한편, 외국 정부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우리 전자정부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1위 전자정부라는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세계 여러 나라와 MOU(양해각서)를 맺고 전자정부 컨설팅과 전자정부 담당 공무원 초청연수 등을 통해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또한 조달, 특허, 통관 등 우리의 우수한 전자정부 시스템을 해외에 널리 소개함으로써 기업의 초기시장 개척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전자정부 수출은 단순히 IT 시스템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다. 관련된 행정제도와 프로세스, 문화도 함께 수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나간다면 자동차, 조선, 반도체처럼 전자정부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제2, 제3의 한국형 전자정부 성공 스토리가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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