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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12.05.22 07:48

저축은행 구원투수에 또 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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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3차 구조조정 이후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또다시 금융지주가 구원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한 차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했던 금융지주들은 "이번엔 회장의 목을 비틀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지주에 영업정지된 솔로몬과 미래, 한국, 한국저축은행 등의 인수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주사들은 떨더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부실 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삼화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을, KB금융은 제일저축은행(현 KB저축은행), 신한지주는 토마토저축은행(현 신한저축은행), 하나금융은 에이스와 제일2저축은행(현 하나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들은 인수한 저축은행이 수익을 내기는커녕 아직 정상화 단계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게다가 우량 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하는 P&A 방식이었다고는 하지만 추가 부실 때문에 곤혹을 겪고 있다.

지주계열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량 자산과 부채만 인수했지만 시중은행과 달리 후순위채와 같은 리스크가 큰 것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부실 저축은행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다듬으려면 최소 1~2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저축은행업계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안정돼 있지도 않고, 시스템도 받쳐주지 않는 상태"라며 "저축은행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당국이 완충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금융지주 목을 비틀어서 또 맡으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주사들은 완곡한 태도다.

KB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기존에 인수한 저축은행도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KB저축은행을 건실하게 만드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일축했다.

신한지주 고위 관계자는 "또다른 저축은행 인수는 실제 매물이 나오면 그 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며 "지난해 인수한 저축은행을 정상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현 시점에서 할 말이 없다. 당국과 얘기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 역시 "올해 초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제일2와 에이스 등 하나저축은행 정상화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저축은행 인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당국과 별도로) 자체적으로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에 싼 가격으로 매물이 나오고 좋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P&A 방식으로 살 수 있을 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업이 정지된 저축은행은 45일간 증자를 통한 자체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 혹은 3차 매각이나 예금보험공사 소유 가교저축은행으로 계약이 이전된다. 금융권에서 이들 저축은행에 관심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예금보험공사는 가교저축은행으로 운영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에서 통산 3~4주간 실사를 통해 P&A 방식으로 넘길 수 있는 것과 남길 것을 구분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한주나 한국과 달리 솔로몬과 미래저축은행은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솔로몬저축은행은 지점이 30여개 가까이 되기 때문에 영업망을 넓힐 수 있지만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지점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는 양면성이 있다"며 "미래저축은행의 경우는 규모가 작긴 하지만 신뢰, 즉 신용리스크가 훼손됐기 때문에 좀처럼 인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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