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박문 기자] 한진칼이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사외·사내이사 후보 7명을 추천했다. 전문 경영진 체제를 더욱 공고히하고 동시에 경영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칼은 4일 이사회를 통해 신규 사외 이사 추천안, 사내이사 연임 및 신규 추천안, 배당안 등을 주 내용으로 한 제7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정기주총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다.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 준법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추천됐다. 한진칼은 거버넌스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등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비중을 늘렸다.
사외이사 후보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추위원, 컴플라이언스 위원 등 회사의 자문위원과 금융사 CEO 등 외부 인사들로부터 추천 받았다. 특정 주주와 사업상 연관성이 있거나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후보는 추천과정에서 제외했다. 특히 한진칼은 “조현아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후보보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뛰어난 후보를 추천해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를 사내이사 1명, 임기만료에 인한 사임 1명(이석우 사외이사)에 신규 5명을 추가한 5명 등 총 11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고, 위원회가 신설·확대되는 것을 고려해 심도있는 안건 논의를 통해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규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 전체가 주총을 통과하면 이사회 구성원은 총 11명이 된다.
금융위원회 위원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한 김석동 후보는 35년간 공정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헌신한 금융·행정 전문가다. 한진칼 이사회는 김 후보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해결하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로 있는 김 후보가 금융과 인문 분야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트렌드를 읽고 회사가 발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영석 후보는 서강대학교 교수로 현재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학회 회장 등을 지낸 재무·금융 전문가다. 한진칼 이사회는 “박 후보의 경력은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뿐 아니라 주요 거시경제 변수인 유가·환율·금리 등에 대한 재무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이고, 그룹의 사업 개편 등 경영발전 방안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마이다스PE 대표로 재직 중인 임춘수 후보는 골드만삭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IB(투자은행)에서 20년 이상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 연기금, 일반주주 등 다양한 주주와의 적극적 소통으로 주주들의 개선 요구를 검토하고 주주권익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는 또, 글로벌 투자 및 리서치 분야의 경험 소유자로 그룹의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미래사업을 발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한진칼 이사회는 봤다.
최윤희 후보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최 후보는 15년 이상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임한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최 후보는 회사의 법률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 회사의 지속가능 경영에 기여하고,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을 높임으로써 균형 있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법률 전문가인 이동명 후보는 서울지방법원 및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의정부지방법원장 등 법조계 공직을 역임한 후 현재 법무법인 ‘처음’에서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진칼 이사회는 판사로서의 30여년의 경력, 10여년 간의 변호사 활동을 한 이 후보가 법률 전문성과 통찰력을 토대로 이사회 운영에 객관적인 법리적 판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덧붙여 이 후보가 “기업의 법적 책임 준수와 준법경영을 강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한진칼 대표이사가 재추천됐다.
조원태 사내이사 후보는 지난 17년간 IT, 자재,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등 대한항공 핵심 부서 근무 경험을 축적한 항공 물류 전문가다. 지난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후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2년간 10% 매출 성장을 이끄는 등 회사 성장과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후보는 그룹의 투명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배구조헌장 제정·공표, 보상위원회 신설 등 선진화된 제도를 도입했고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그룹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에 대해서는 “하 후보는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대한항공 해외영업지점,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항공우주사업본부, 운항본부, ㈜한진 재무담당, 한진정보통신 감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고 한진칼 이사회는 밝혔다.
하 후보는 현재 한진칼과 대한항공 최고 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다. 한진칼 이사회는 “경쟁업체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 글로벌 무역분쟁,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그룹 재무 안정성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한진칼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는 주당 255원, 우선주는 주당 280원의 배당안을 결정했다. 지난해와 동일한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이다.
상법 제363조의2(주주제안권) 3항은 “이사회는 주주제안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한진칼 이사회는 법령에 따라 이날 조현아·KCGI·반도건설 3자 주주연합의 주주제안을 의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한편 한진칼 이사회는 이사회 안건으로 전자투표제를 상정했지만 이번 주총과 같이 참석률이 높은 경우 불필요하고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검증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주총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자투표제 본래 취지는 주주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