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편집 : 2024-04-26 18:03 (금)

본문영역

<묘심화 스님의 빙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일 오후 서울 안국역 사거리에서 보건복지부로 향하던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경찰에 막힌 채 시위를 하고 있다.
옛 사람들이 ‘터’의 중요성을 알고 터에 지나치도록 집착하며 살았던 것이 문제라면, 과학 만능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대조적으로 ‘터’의 중요성을 너무나 등한시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터 이야기를 하면 “제 아무리 좋은 명당일지라도 그 터에 살아 보지 않고서 어떻게 좋고 나쁜 것을 알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사실이 그렇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수도 서울과 대한민국을 통치하고 있는 대통령궁인 청와대 및 경복궁 터가 지금까지 텅 비어 있었던 미지의 땅이 아니요 이미 600년이란 삶을 통해 통한의 역사를 간직한 땅임을 돌아볼 때, 그 땅이 만들어낸 피와 얼룩진 역사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만고의 흉지였음을 입증한다 하겠다.

더이상 명당 환상론에 빠져 연연하거나 주저해서는 안 되며, 역사의 악몽에서 홀연히 깨어나야 할 때다.
이에 필자는, 조국의 무궁한 발전과 만년대계를 위하여, 그리고 도래하는 희망찬 새 시대를 대비하기 위하여 ‘신의 계시’에 따라 천도(遷都)와 이궁(移宮)에 대한 천기를 누설코자 한다.

먼저 수도 서울을 옮겨야 할 천도설의 근거를 논한다면,

첫째, 팽창 일로에 있는 수도 서울은 폭발 직전의 극한 상황에 도달하여 수용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둘째, 인체의 혈관과 같은 땅의 혈맥인 하천과 강이 모두 각종 공해 물질로 오염된 지 오래다. 그 상태가 너무나 심각하여 혈맥이 온통 막히고 썩어 위험한 중증의 동맥경화와 같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지경이다.

셋째, 모든 도로는 인체에 해로운 아스팔트로 두텁게 포장되어 있고 땅 위는 시멘트와 철근덩어리로 이루어진 대형 건물들로 꽉 들어차 있다. 제대로 땅이 숨쉴 수 있는 숨구멍이 한 치도 없어 땅의 건강 상태가 최악으로 악화되어 그야말로 숨이 막혀 죽을 지경에 다다랐다.

넷째, 천기(공기)는 각종 공해 물질과 매연으로 그 오염도가 매우 심각하여 사람들이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편히 살 수 있는 시대가 지난 지 오래며, 공해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다섯째, 풍수의 미비함을 보완하기 위한 비보를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고 풍수지리를 완전 무시한 채 도시화에만 치중한 무계획한 설계로 도시 전체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마구잡이 식으로 온통 천지사방을 파헤치고, 막고, 뚫고, 깎고, 메워 천지 개벽을 해놓으니 수려한 자연 경관과 풍수를 완전히 망쳐 놓았다.

여섯째, 난개발의 표본처럼 건설된 서울은 기형의 거대한 도시일 뿐, 상업, 공업, 행정, 문화 등이 구분되지 않고 온갖 것이 혼재 밀집되어 포화 상태에 있으며, 그로 인해 하늘과 땅의 정기는 완전 사라지고 탁기와 사기만이 충만한 지옥의 도시로 변해 버렸다.

일곱째, 이처럼 삭막하고 살벌한 지옥의 도시로 변모한 흉당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울 시민들은 모두가 스트레스 가중과 정서 불안으로 인해 제정신을 가지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나 심각한 ‘사회적 빙의 현상’에 빠져 신음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모든 정황을 살펴볼 때, 이미 썩고 병들어 죽어 가고 있는 땅 서울에서 우리는 더 이상 미래를 내다볼 수도, 어떠한 희망을 약속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한시라도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수도를 천도하지 않는다면 끝없이 뻗어 나가야 할 국운 개혁은 단지 꿈일 뿐이다.

꿈에 그리던 조국 통일의 완성은 마침내 민족의 서원인 새 시대(미리 밝히자면 미륵 시대)의 서막을 여는 것이요, 복잡 다난하게 공룡화된 서울은 새로운 통일 국가의 수도로서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수도로서 부적합하다. 도시의 규모가 무조건 크다고 수도가 될 수 없으며 국토의 한가운데 위치해야 된다는 판단이나 가치관도 잘못된 것이다.

천만년의 새로운 꿈을 안고 나가야 할 미륵 시대를 예비하는 새로운 수도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즉 천(天)·지(地)·인(人) 삼위일체가 합일하는 명당 길지에 천당과 극락을 방불케 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환상의 도시로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과학 문명이 낳은 첨단 이기(자동차·비행기·컴퓨터 등)들이 대중화되고 전국토의 도로망은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금수강산이 일일 생활권으로 바뀐 지 오래다. 그로 인해 수도를 천도함에 있어 거리와 위치를 논함은 상식 밖이며, 다만 어디의 어느 장소가 되었든 간에 신천지 명당 길지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새 수도 건설은 타락의 도시를 연상케 하는 물질 만능의 도시가 아니라, 한민족의 숭고한 정신과 문화를 꽃피워 나갈 수 있는 ‘행정과 문화’의 전문 도시로 그려져야 할 것이다. <계속> 물처럼 출판사

자비정사 주지 02-395-0220

저작권자 © SDG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지속가능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