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노영조 기자] 에코캐피탈은 하림이 금융업 진출을 위해 2010년 설립한 할부금융회사다. 제일사료(30%), 제일곡산(30%), 농수산홈쇼핑(20%), 선진(20%) 등 하림 계열사들이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세웠다.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의 장남 준영씨가 하림그룹 소유의 알짜회사 '에코캐피탈'을 헐값에 인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 아들은 수백억원 규모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도 드러났다고 뉴시스가 14일 전했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에코캐피탈은 2010년 매출 9억원, 2011년 57억원, 2012년 81억원에서 2013년 11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했고 2014년 말 자산총계는 1304억원, 순자산 512억원이다.
준영씨는 2015년 1월 자신이 100% 보유한 (주)올품을 통해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에코캐피탈 지분 100%를 사들이며 440억원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비상장 회사의 인수·합병(M&A) 몸값을 산정할 때 순자산 가치에 20~30% 정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주는 게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형편없이 낮은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에코캐피탈은 준영씨가 매입한 후에도 꾸준히 성장,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617억을 기록했다. 2년만에 100억원 이상 순자산이 늘어난 셈이다. 준영씨가 매수한 가격과 비교하면 200억원 가까이 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하림홀딩스가 지주사 규제에 걸릴 것을 알고서도 지분을 사들였다는 의혹도 나온다.
하림홀딩스의 경우 지주사 전환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2010년 12월10일 에코캐피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50만주(33.3%)를 150억원에 취득했기 때문이다.
한편, 하림측은 이같은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순자산하고 평가금액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수관계인과과 매도나 매수를 할 때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평가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따랐고, 세무조사도 했으나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뉴시스는 덧붙였다.
하림홀딩스가 지주사 전환 직전 에코캐피탈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계열사들이 200억원을 모아 설립했고, 설립 초기다보니 자금이 금방 소진돼 계열사들이 250억원을 추가로 3자 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