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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출연연구소, 창조경제의 용광로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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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승철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공동체지원과장
우리나라의 산업 근대화는 용광로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후발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원했던 것이 ‘제철소 설립’이라고 할 만큼 용광로는 산업화의 상징이었다. 70년대 이후 한국경제를 견인한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 방위산업을 비롯한 전 산업에 이용되는 기초소재도 용광로를 통해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산업화시대를 지나, 지식서비스기반의 창조경제시대에 기초소재를 제공할 용광로로는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과 출연(연)은 창조경제의 핵심 생산요소인 ‘지식’을 축적하고 있는 최고의 두뇌집단이기 때문이다.

정부 연구개발예산 중 약 63.8%가 대학과 출연(연)에 투입되고 있다. ‘11년 기준 대학에는 연간 약 3조 8000억원(25.4%), 출연(연)에는 연간 약 5조 7000억원(38.4%)의 연구개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대학과 출연(연)의 연구성과들은 고로 안에서 끓고 있는 쇳물처럼 해당 기관 안에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용광로의 쇳물이 자동차를 만드는데 쓰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대학과 출연(연)의 연구성과들이 연구실 밖으로 나와 새로운 산업을 창출 할 수 있도록 용광로의 쇳물을 시장으로 부어줄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중요한 도구가 대학과 출연(연) 보유 기술의 ‘사업화’이다.

‘기술사업화’의 방법은 다양하다. 대학이나 출연(연)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기업에 이전한 후, 기업에서의 추가 상용화 연구 등을 통해 제품화할 수 도 있으며, 대학이나 출연(연)이 기술지주회사 등을 통해 직접 기술을 상용화하여 회사를 만들 수도 있다.

대학-출연(연)-기업이 힘을 모아 대학과 출연(연)에서는 추가 상용화 개발을 하고 기업에서는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 사업을 전개해나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대학과 출연(연)의 교수, 학생, 연구원 등이 기술창업을 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기술사업화라고 볼 수 있다.

대학과 출연(연)을 창조경제의 용광로에 비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대학과 출연(연)이 인적자원, 자본 등 여러 요소를 기업, 지역사회 등 여러 주체들과 함께 유연하게 녹여낼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일 것이다.

대학이나 출연(연)에서도 기술사업화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25개 출연(연)이 공동으로 발표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출연(연) 발전전략’에도 출연(연)-기업 간, 출연(연)-대학 간, 출연(연)간 개방형 사업화 R&D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사업화를 촉진하고, 기술창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주요내용으로 담겨 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KAIST, GIST, DGIST, UNIST, POSTECH 등 5개 과기특성화대학이 모여 공동 기술창업펀드조성, 공동 기술지주회사 설립 등을 골자로 대학 기술사업화의 선도모델을 만들고자 결의를 다지기도 하였다.

미래부에서는 대학과 출연(연)이 기술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기술지주회사 설립, 기술사업화 전문인력 확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개별 대학이나 출연(연) 수준에서 하기 어려운 공동 사업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공동 사업화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업화를 위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개별 기관별로 가지고 있던 기술을 모아 여러 기관의 기술을 융합해 사업화한다면 세계적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업도 탄생할 것이라 예상된다.

대학 기술사업화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스탠퍼드대학의 경우 1990년 이후 스탠퍼드 졸업생이 창업한 기업이 창출한 일자리수가 300만개에 달하고 그 기업의 25%는 학교 주변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우리 대학과 출연(연)도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해간다면 지역사회에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에서 다시 대학과 출연(연)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적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창조경제의 용광로로서 대학과 출연(연)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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