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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이제는 농어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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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공헌과 동반성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하여 기업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표준화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기업 등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는 것이 ISO26000이다. 2010년 11월에 발표된 ISO26000은 세계 70여 개국 대표들이 수차례 총회를 거처 채택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국제적 이행지침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

ISO26000 제정이 국제사회에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 교수의 말처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이제는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되었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눈에 띄게 발전을 이루었다. 최근 전경련에서 발간된 ‘2010 사회공헌백서’를 살펴보면 우리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지출 금액은 2010년 2조 8,735억원으로 5년간 2배가 증가하였으며,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24%로 미국기업 0.11%, 일본기업 0.09%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반성의 시각도 적지 않다.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양적인 측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만, 주요 내용들이 봉사활동, 현금기부 등의 일회성 지원에 치중되어 국민들의 체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기업들은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향후 사회공헌은 기업이 창출한 경제 가치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이 필요한 사회적 요구들을 기업의 경영활동과 연계하여 해결해감으로써 기업의 경제적인 가치창출과 사회적인 가치창출을 함께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심이 가는 점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과 농어촌간의 다양한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명 다국적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사례를 보면, 값싸고 품질좋은 커피원두를 찾아다니기보다 커피 재배농가에 대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연구센터를 운영하는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Nestle), 농기계 대여와 유기농법 교육 등을 통해 매장 주변의 지역농업을 적극 육성하여 판매 농산물의 비용 절감효과를 주고 기업은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월마트(Wal-Mart), 세계 30여 개국의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빈곤 퇴치를 모토로 농업 클러스터를 개발·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테크노서브(TechnoServe)등이 그것이다.

굳이 미래 생명산업으로서 농어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식량안보’, ‘국민건강과 친환경농업’, ‘지역균형발전과 농어촌개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동반성장’ 같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과 함께하는 농어업·농어촌은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가 아닐까?

국내 기업들의 농어촌에 대한 사회공헌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였지만 내용적으로는 일손 돕기, 농산물구입 등의 자매결연 활동에만 국한되어 진화하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폭넓게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제 새로운 농어촌의 가치를 기업이 농어촌과 함께 만들어 가는 진일보한 농어촌 사회공헌활동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때마침 농어촌지역 사회공헌활동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농어촌사회공헌인증제’를 2013년부터 시행한다. ‘농어촌사회공헌인증제’는 농어촌에서 우수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기업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로, 인증을 받은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자부심 고취는 물론,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와 더불어 자금조달, 정책사업 지원, 물품·용역구매 입찰에서 우대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제, 농어촌은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시장개방과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을 활성화하고 도시와 농촌이 다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농어촌 사회공헌활동에 기업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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