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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대에 걸맞는 인재양성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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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OV(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정부간 기구이다. 이 기구는 신품종을 개발한 육종가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식물신품종보호제도에 참여하는 국가 간의 조화로운 제도 운영과 협력을 위해 1961년에 설립되었다. 현재 70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1월7일자로 50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총회 등의 참여는 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전에 이미 1996년부터 옵서버 회원국으로 참석하여 활동을 해왔다. 

필자는 2009년 10월의 정기총회에서는 총회의 의장에 대한 제의가 들어와 망설이다가 많은 회원국 대표들의 추천으로 의장에 선출되었다. 의장의 임기는 3년이며 재임은 규정상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부의장 재임기간까지를 합치면 6년간을 활동한 셈이며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총회의장으로서 재임한 3년 동안 추진한 일들도 적지 않았다. 첫째는 총 12회의 총회 및 자문위원회 회의와 UPOV 50주년 기념행사 및 기념 심포지엄을 주재하였고 135건의 총회 및 자문위원회 문서를 검토하고 이를 승인하였다.

둘째는, UPOV의 대외적인 투명성을 크게 제고하였는데 UPOV내에서 이루어지는 논의에 대한 보고서 등이 기존의 폐쇄적인 상태에서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바꾸었다. 실제로 기존에는 UPOV 웹사이트(http://www.upov.int/portal/index.html.en)에서 문서를 보기 위해서는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각종 문서를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자문위원회 문서이외는 모든 문서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또한 UPOV 총회 의장과 부의장 및 각 위원회의 위원장 및 부위원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여 투명하게 함과 동시에 책임있게 하도록 개선하였다. 그동안 옵서버에 대해서는 비교적 비 개방적이었으나 재임기간 중 옵서버국가, 국제기구 및 비정부간 기구 등의 옵서버에 대해 모든 문서 및 회의 참여를 자유롭게 하여 그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도록 개선하였다. 그 대신 옵서버도 책임있게 참여하도록 옵서버에 관련된 규정을 개정하여 필요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나라로 보면 국제적으로 조화로운 작물별 심사기준을 설정함에 있어 인삼, 고구마, 무궁화, 느타리버섯, 참깨 등 우리나라의 작물별 기준을 UPOV국제심사기준으로 제안하고 논의하여 최종 채택하였다. 이러한 기준의 채택절차는 UPOV내에 작물분야별로 구성된 실무기술위원회에서 초안을 만들어 논의하고 최종채택은 총회를 거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있고 점차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권리자간 분쟁이 발생되었을 때 필요한 조정, 중재 및 합의를 위한 지침이 필요하여 이에 대한 국제적인 지침을 만들도록 제안하고 논의를 거쳐 문서를 채택하였다.

또한 이 기간 중에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UPOV의 실무기술위원회를 국내 유치하여 개최하였고 또한 국제적인 지위를 높이고 우리의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KOICA와 함께 개발도상국의 정부 공무원으로서 매년 10여 개국 15명 내외를 초청하여 품종보호제도에 대한 운영과 심사에 대한 연수를 추진하여 왔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우리가 제도도입과정에서 제도운영 선진국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개발도상국에게 전달하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역할도 계속할 계획이다.

지난 11월의 마지막 총회에서는 차기 의장 및 부의장으로 미국과 스페인 대표를 각각 선출하고 임무를 마무리 하였다. 총회 의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품종육성과 종자산업에 관하여 국제적인 신뢰와 지위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것을 회원국 대표들의 발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는 UPOV의장은 유일한 것이어서 아시아지역 국가대표들은 한국의 아시아 지역 대표성을 인정하고 또한 자신들도 자부심을 갖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 보람이 있었다면 70개국 대표 및 옵서버 등 200여명이 모인 회의장 단상에 앉아 모든 의제에 대해 의사봉을 두들기면서 최종결정을 하는 일을 주재하다가도 잠시 휴식시간에 짬을 내어 회의장의 참석대표들을 둘러보면서 의장으로서 많은 대표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고 그 부러움의 대상이 한국인이라는 점에 더욱 자부심과 가슴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처음에 비 회원국으로써 회의에 참석했을 때 회의장 밖의 국기 게양대에 우리나라 국기도 게양되지 않아 서글펐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져보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시대에 국제기구 등에서의 활발한 활동은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국가적으로도 국가의 명예와 지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며 기회이다. 이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쉽지 않으며 국가적으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국제관계에서도 많은 국가 대표들과의 인맥을 돈독하게 쌓아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두 번 회의 참석하였다고 하여 인맥이 쌓이고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국제기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서구대표들은 한 사람이 전문가로서 평생 그 회의를 참석하며 그래서 지속적으로 같이 만나는 사람들을 상호 신뢰하게 되고 기회가 있을 때 추천을 하고 지지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과 같이 한사람이 계속해서 국제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특혜를 주는 것으로 인식하여 매년 다른 사람으로 바꿔가는 상황에서는 국제회의에서 인정받을 만한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둘째는 참석자는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전문성과 친화력을 쌓아 나가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하기 전의 철저한 준비와 회의에서 논의에 적극참여 및 사석에서도 대표들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전문성과 함께 친화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셋째는 영어 등의 어학은 기본이지만 영어는 어디까지나 외국어인 만큼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전에 회의에 대한 문서내용 등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준비하여 대응하면 될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글로벌시대에 국제사회의 리더는 경제력만으로 될 수는 없으며 글로벌 인재 양성만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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