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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수출 선방·투자유치 증가

[칼럼]강유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경제실 유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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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는 거대경제권과의 최초의 FTA이며 EU가 한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한·EU FTA는 공교롭게도 유럽재정위기의 여파가 전체 유로존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에 발효되었다.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년 간 한·EU FTA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까. 
유로존 경제는 2011년 하반기부터 경기둔화가 시작되어 현재 경기침체가 진행 중이다. IMF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2012년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0.4%로 세계 주요지역 중 제일 낮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며, 2013년에도 0.2%의 불황에 가까운 저성장이 예상된다. 한·EU FTA 발효 이후 12개월 동안의 대 EU 수출은 FTA 발효에도 불구 전년도 동기간 대비 12.2% 감소하였다. 그러나 수출증가율은 수출대상국가의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EU의 주요국은 2012년 상당한 경기둔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수출증가율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대 EU 수출 감소는 한국에만 국한되는 상황이 아니며, 2012년부터는 미국과 인도를 제외한 주요 국가들의 대 EU 수출 또한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EU의 수입통계를 살펴보면 한·EU FTA 발효 11개월 동안 EU의 총 역외수입은 5.9% 증가를 기록하였으나, 주요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대 한국 수입이 5.2% 감소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중국,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도 감소하였으며, 대 대만 수입의 경우 가장 큰 11%의 감소를 기록했다. 유럽재정위기로 인한 EU의 내수 감소는 제조업 수출 비중이 높은 동아시아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품목별 대 EU 수출변화를 살펴보면 자동차 및 관련부품, 정제유, 합성수지 및 관련제품, 기계류 등 FTA 수혜 품목의 수출은 크게 증가한 반면, 선박, 무선통신, 가전사무용 전자기기 등 FTA 비수혜 품목의 수출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관세인하율이 높은 자동차(2.7% 이하 관세인하율), 공구류(2.7%) 등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타이어(1.3%), 엔진부속품(2.4%) 등도 큰 폭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했다. 자동차 및 관련부품은 30% 내외의 수출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선박, 전자기기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 감소를 주도했다. EU의 선박 시장은 2008년 이후 수주물량 감소로 인해 전년대비 40% 이상 수입이 감소하고 있어 대 EU 선박 수출 감소는 한·EU 간 무역에 한정되지 않는 전반적인 추세라 볼 수 있다. 또한 관세율이 이미 0에 가까워 FTA를 통한 무역증가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왔던 바이다.
 
라디오·TV·카메라·액정바이오스·모니터·프로젝터 등은 큰 폭의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이 품목들의 경우 EU의 수입수요는 증가한 반면 한국의 수출은 감소했다. 이 부문에서는 한국 기업의 생산공장 이전으로 인해 한국의 총수출 자체가 감소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부문에서의 대 EU 수출 감소는 아웃소싱의 증가(대중국 생산기지 이전)의 결과로 판단할 수 있다.
 
대 EU 수입의 경우, 한·EU FTA 발효 이후 1년 동안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총수입이 10.6%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EU로부터의 수입증가는 전체적인 추세에 부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대 EU 수출이 감소한데 비해 수입이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의 경기가 EU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감소세이던 EU로부터의 투자유입은 FTA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1년 7월 1일 한·EU FTA 발효 이전을 보면 EU로부터의 투자유입은 매년 -18.1%, -21.8%로 감소하고 있었으나, FTA 발효 이후 1년 동안에는 14.3%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한·EU FTA 발효 전 1년 전부터 일본으로부터의 투자유입은 71.0%, 71.5%로 괄목할 수준으로 증가했다.
 
산업별 투자유입 비중을 보면 금융·보험 비중이 줄고, 화학공업을 비롯한 제조업 비중이 늘어났다. 2000년~2012년 2분기의 EU로부터의 평균 투자유입 비중은 금융·보험 30.3%, 화학공업 7.8%였지만, 한·EU FTA 이후 1년 간 금융·보험 비중은 22.1%, 화학공업은 18.8%로 비중이 변화했다. 제조업 전체 투자유입도 34.1%에서 FTA 발효 후 1년 동안의 비중은 47.5%로 커졌는데, 이는 재수출 가능성과 연관되며 FTA의 효과로 한국의 수출 잠재력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재정위기가 해소되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EU경제는 당분간 저성장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출증가와 같은 단기적 성과 외에도 생산자·소비자 후생 증가, 생산성 향상 및 수출경쟁력 유지와 같은 중장기적 관점의 목표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양측의 무역, 투자규모가 증가할수록 비관세장벽 철폐를 위한 규제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선진국과의 FTA를 국내규제의 선진화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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