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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상위 1% 이름 올린 한국형 젖소 보증씨수소

최유림 농촌진흥청 가축개량평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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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부자(자산총액 22억1,352만원, 2011 통계청), 상위 1% 성적(고3 학생을 기준 대략 전국 5,000 등 이내). 샐러리맨이든 학생이든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일 것이다. 필자 역시 거의(로또 당첨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여지를 조금 남겨두고 싶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한번 되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전 세계 상위 1%, 이 꿈의 대열에 한국형 젖소 보증씨수소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젖소 씨수소 751두가 국제 젖소 유전평가기구(Interbull)의 2012년 제1차 정기평가(매년 4월, 8월, 12월 실시)에 참여했으며 평가에 참여한 전 세계 씨수소 12만 5000 여두 중 2010년 선발된 한국형 보증씨수소 ‘유진’의 우유생산 능력이 전 세계 씨수소 중 상위 1%안에 포함되었다(정확히 말하면 12만 5512마리 중 1032등)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것이다. ‘유진’은 단백질 생산부분에서도 상위 5%안에 들어가는 능력도 함께 지닌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외에도 한국형 보증씨수소 7두가 상위 10%안에 포함되는 성과도 함께 거두었다. 일천한 우리나라 젖소 개량역사를 감안 한다면 실로 획기적인 성과이다.

Interbull 평가는 국가 간 거래되는 젖소 씨수소의 표준화된 능력을 비교하는 기준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등 낙농 선진 37개국이 참여하여 각 나라에서 발표하는 순위와 상관없이 해당 개체를 자국으로 수입하여 왔을 때 어떠한 능력을 발휘할 것인지 순위를 정해주는 국제공동평가이다. 비유하자면 트랙 컨디션이 좋은 나라에서 선발된 100m 선수들과 자갈밭 100m 트랙에서 선발된 선수를 다 모아서 좋은 트랙에서 뛸 때의 각 나라 선수들의 순위, 자갈밭에서 뛸 때의 각나라 선수들의 순위를 평가해주는 것이다. 자갈밭 트랙을 갖춘 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트랙에서 아무리 1등을 한다고 해도 자갈밭에서 꼴찌를 한다면 해당 선수를 영입해 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예상순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복잡한 수학공식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적절한 방법으로 정확히 기록한 자료가 각 나라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Interbull 평가에서도 참가국 중 한 개 국가라도 잘못된 자료를 제출할 경우 참가한 모든 나라의 씨수소 순위에 심각한 오류를 발생하게 되고 이는 곧 각국의 종축 및 정액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어 Interbull에서는 평가이전에 각국에서 제출한 자료를 엄격히 검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Interbull 평가결과의 정확성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한국형 보증씨수소 ‘유진’이 우유생산 능력이 상위 1%를 차지했다는 의미는 우리나라 젖소 사육환경에서는 외국에서 수입한 정액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뛰어난 능력에 가격까지 감안(‘유진’의 정액 1스트로는 현재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한다면 우리 낙농가들이 ‘유진’을 포함한 Interbull 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한국형 보증씨수소 정액(2000원에서 7000원대 가격)을 구매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올 하반기에는 체형과 체세포까지 Interbull 평가에 참여하고, 2020년도까지는 세계 20위권 안에 들어가는 씨수소를 선발하여 우리 낙농가들에게는 능력이 뛰어난 정액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여 우유 생산비를 절감하고 나아가 해외시장까지도 개척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육종농가 및 후대검정 등 국가개량사업에 낙농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국가개량사업 참여가 참여 낙농가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정적인 근거가 미약하였지만 이번 Interbull 평가결과에 따른다면 낙농가가 국가개량사업에 적극 참여할 때 우리나라 젖소 종축산업도 활성화시키고 참여 낙농가의 수익성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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