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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FTA, 새로운 거대시장 창출

[칼럼]최경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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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나 유럽 등 여타 주요 경제권과 달리 그간 동북아시아의 제도적 경제통합논의는 큰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3국간 경제관계의 심화는 경제협력 제도화 논의가 가능하고, 또 필요한 환경을 조성했다. 3국간 교역액은 1999년 1294억불에서 2011년 6838억불로 5.2배 증가했다. 특히, 3국간 경제협력은 단순한 교역 증가가 아닌 수직적 분업체계에 기초한 생산 네트워크를 형성해가면서 발전 중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 지난 5월 한·중·일 정상은 금년 내 3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출범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을 진행키로 합의했고, 이에 따 사전 협의를 진행한 결과, 협상 출범을 위한 각국의 국내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0월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중·일 FTA 공청회’도 이러한 합의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 및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정부는 한·중·일 FTA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경제적·산업적 측면이다. 한·중·일 FTA는 외생변수에 취약한 역내 교역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3국 교역구조를 보면, 북미와 유럽 등 역외 수출을 목표로 하는 교역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위축될 경우 한·중·일간 교역도 함께 위축되는 문제가 있다. 한·중·일 FTA로 내수시장이 상호 개방될 경우, 전세계 GDP의 20%를, 인구의 22%를 차지하는 새로운 거대 시장이 창출돼 역외충격에 취약한 3국 교역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중·일 FTA는 3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들에 기업친화적(business friendly)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한·중·일 FTA로 3국간 원산지 규정이 통일되고, 통관절차가 간소화되면 역내에서 거래를 하는 많은 기업들이 더욱 편안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는 역내 비즈니스를 보다 활성화 하고, 투자를 촉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둘째, 정치·외교적 측면이다. 한·중·일 FTA는 동북아 3국간 경제협력을 기초로 장차 포괄적인 정치협력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향후 동아시아 공동체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유럽의 사례에서도 원자력(EURATOM), 철강(ECSC) 및 관세동맹(EC)등 경제협력이 기초가 돼 정치동맹인 유럽연합(EU)이 출범할 수 있었던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유럽공동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 모네가 유럽 공동체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사람 없이 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제도 없이 지속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Nothing is possible without men, but nothing lasts without institutions)’라고 한 바 있다. 이는 한·중·일 FTA를 추진하는 동북아 국가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정부는 지난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향후 한·중·일 FTA 추진 방향을 정립하는데 참고하고, 협상이 개시되는 경우 협상전략에 반영토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여론 수렴과정에서 제기되는 우려사항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한·중·일 3국간 FTA 협상에 대해 농수산업, 그리고 일부 제조업분야에서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협상과정에서 이러한 민감품목, 민감분야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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