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런던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이 연달아서 보내준 승전보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찌든 국민들에게 상쾌하기 그지없는 희소식이었다. 어려운 금메달을 많이 획득하고 축구도 동메달을 따내 스포츠 강대국으로 명실상부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우리 선수들은 피나는 노력과 투철한 목표의식, 고도의 집중력으로 얻은 기대이상의 성과는 자랑스럽기 이를 데 없다. 또한 국토면적은 작고 자원도 부족한 나라에서 자동차, 조선, 전자, 화학 등의 분야를 고루 발전시켜 국가 브랜드도 확실히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자랑스럽다.
그러나 국내 고용문제로 되돌아와 보면 다시 답답해진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회적 난제로 부각된 비정규직 증가, 사오정(45세가 정년)으로 표현되는 조기퇴직,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으로 일컫는 청년실업 등의 문제에다가 최근에는 자영업의 위기가 언론의 단골 메뉴이다. 이를 반영하듯 고용율이 낮아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취업근로자는 장시간근로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 경북 지역을 보면 외형상 노사분규는 예년에 비하여 현격히 줄어들어 안정화되어가고 있으며, 그 이유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조짐 아래 노사가 협력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와 같이 대내외적인 어려움 앞에서 지역 노사관계를 착실히 안정시켜 기업경쟁력을 확보하여 근로자의 처우도 개선하고 신규고용도 확대해나갈 해법을 모색해본다. 먼저 노사관계가 성숙되어 상생협력 함으로서 기업 경쟁력을 높여가는 기업의 우수사례를 적극 홍보하여 확산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세계일류회사로 발돋움하는 회사의 공통점을 보면 노사가 공통의 비전을 설정하고 상호 신뢰 속에 이를 구현해나간다는 점이다.
포항 조선내화의 경우 정규직 노조의 제안으로 정규직의 임금을 동결하고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임금을 인상하는 등 상생 협력을 앞서 실천하고 있다. 자동차 와이퍼 전문회사인 캐프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선분배를 통한 신뢰가 성장을 가져온다는 신념하에 4무(정년, 징계, 성차별, 비정규)를 실천하고 있다. 상신브레이크의 경우에도 지난해에 이어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하고 지난 5월 대구고용노동청과 함께 사회적 책임실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직 상호 불신으로 노사관계가 안정되지 못하는 기업의 경우에도 경영자는 회사의 비전을 확실히 하고 서로 역지사지하는 입장에서 협력해나가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사회적 비용과 마찰을 줄이고 신규투자나 기업유치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먼저 현행법을 위반하는 과도한 장시간 근로를 자율개선토록 하고 근로시간 개선을 위해 신규로 근로자를 채용하는 기업에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노사가 협력적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등 불합리한 노사관행을 개선하고 과도한 장시간 근로를 개선함으로써 향후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그로 인해 임금도 보전되며, 노사협력을 통해 기업경쟁력이 강화되면 결국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8월부터 불법파견에 대한 즉시 고용이 의무화되고 근로감독관에 의한 비정규직 차별개선 시정권이 부여되는 등 새로이 개정된 근로기준법, 비정규직법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대구고용노동청에서도 이 달 하순부터 비정규직 다수 사용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할 예정이므로 노사가 이를 잘 인식하고 협력해줄 것을 당부한다. 특히 원청 정규직의 사내하청 비정규직에 대한 배려는 생존 문제이자 사회통합의 차원에서도 필수요건이므로 노사가 모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할것이다.
대구경북지역 노사민정은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지난 ‘7.3 사회적책임실천확산을 위한 사랑나눔음악회’를 성대하게 개최하였고 나아가 ‘7.18 노사협력도시 만들기 범시민참여기구 출범식’을 가졌다. 이어서 ‘7.20 대경지역 노사한마음대회’를 계기로 대구·경북 노사민정이 하나가 되어 활발하게 각종 노사협력선언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다른 지역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금 한국경제는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국내투자 유치는 물론 성장잠재력을 끌어 올릴 기회를 맞이 하고 있고 우리 노사관계도 최근 급속도로 안정화되고 있어 노사화합 여하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얼마든지 가능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노사가 상호 긍정의 힘을 바탕으로 경영자는 기업의 비젼을 분명히 제시하고, 근로자는 끊임없는 자기개발로 분야별 세계 최고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