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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 경쟁력 확보해야 ‘산업올림픽 금메달’

[칼럼]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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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이 폐막했다. 우리 대표팀은 종합 5위로 역대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선수들의 노력은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에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한줄기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올림픽은 나노 융합 산업과 연관이 깊다. 우선 선수들이 사용한 장비나 경기복에 최첨단 나노 기술이 적용됐다. 양궁 대표 선수들이 사용하는 국산 양궁 활에는 나노 탄소 소재가 함유돼 더 강하고 탄성이 높다. 활의 탄성이 높으면 화살을 더 강하게 날릴 수 있다. 비, 바람 등 경기 외적 요인에 덜 민감하다. 펜싱복의 소재로는 가볍고 튼튼한 나노 섬유의 일종인 케블라 섬유가 사용됐다. 또 배드민턴의 라켓에도 탄소나노튜브가 적용돼 초경량·고탄력을 실현했고, 박태환 선수의 수영복도 나노 소재로 피부와의 밀착도를 높이고 경기력 향상에 일조했다.

스포츠 뿐 아니라 나노 기술은 벌써부터 다양한 산업에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20나노급 메모리 반도체가 양산 중이며, 나노 유연소자를 활용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도 곧 등장하게 될 것이다. 양자점(Quantum Dot)을 이용해 효율을 두 배 높인 태양전지, DNA 구조 제어기술을 이용해 특정 세포를 선별적으로 치료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일 크기를 다루는 ‘작은 기술’이지만 기존 제품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극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특별한 가치를, 기업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큰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나노 기술을 활용한 나노융합산업은 오는 2020년 2조5천억 달러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10년 전부터 신성장동력인 나노 기술에 체계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세계 4위권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창조의 엔진’이라는 저서에서 나노 기술을 처음 언급한 미국 에릭 드렉슬러 박사는 지난해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한국이야말로 나노융합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노 기술은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신제조 기술이어서 고용 효과도 매우 크다. 오는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나노융합산업분야에서 1천만개의 일자리가 더 만들어질 것이라 예측된다.

하지만 아직 나노융합산업이 가야할 길은 멀다. 앞으로 나노융합산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무역 2조 달러 달성의 견인차가 되기 위해선 나노기술의 산업화와 확산이 필수적이다. 이에 정부는 나노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나노융합 2020’ 사업에 착수했으며 나노 기업의 우수 기술과 제품을 수요 기업에게 홍보하고 사업 기회를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업들이 성과를 내고 나노융합 산업화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책외에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많은 기업들이 나노융합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사업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실행과 투자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기업 경영자들의 의지와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미 나노융합산업의 올림픽은 개막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치열한 신기술·산업의 경연장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두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나노융합 산업화와 확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산업의 올림픽’에서도 나노융합기술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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