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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4 12: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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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방 통합관제 구축, 특허넷 미래를 열다

[칼럼]변훈석 특허청 정보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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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즈호 은행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쓰나미 때문에 은행 전산시스템이 잠긴 것이 아니라 몰려드는 수재의연금으로 인한 시스템 과부하로 장애가 발생하여 업무처리가 지연되더니, 은행 각 지점의 창구 거래가 중지되고 ATM 거래마저 멈추는 사태까지 확대된 것이다.

우리보다 10년은 앞섰다고 말하던 일본에서 이 장애를 해결하는 데 무려 열흘이나 걸렸고, 열흘간 계속된 시스템 장애로 급여이체 등 116만건의 거래가 지연돼 총 8천300억엔(약 11.8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먼 나라 문제가 아니다. 이런 사회 기반을 흔드는 IT장애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한때, 세간을 흔들었던 농협 전산망 장애, 2011년 인천공항 관제시스템 마비, 금년에 있었던 코레일 발권 전산망 장애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IT가 힘없이 주저앉을 때가 있었다.

특허청도 이런 장애상황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특허청은 1998년도 전자특허출원(특허로) 시대를 열면서 특허출원, 심사, 심판 등 특허행정업무 전반에 걸쳐 모든 업무처리를 IT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넷서비스 장애는 곧 업무 중단이라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며, 지금도 크고 작은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장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 왜 이렇게 예방되지 못할까? 최고정보책임자(CIO)부터 현장 엔지니어까지 IT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실, 세계적인 기업 및 기관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나 한국의 경우 IT에 지금까지 많은 투자가 있었고, 구축된 시스템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IT인프라의 규모가 아닌 사람과 사람, 시스템과 시스템간의 소통 속도 정체에 있다. 앞서 언급한 일본 미즈호 은행은 대규모 의연금의 야간처리 지연을 관제 담당자가 서비스 장애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못하여 사태가 커졌다. 또한, 부족한 정보를 늦게 보고받은 경영진도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었고, 일선 기술자들도 주먹구구식 단기 처방에 급급하여 결국 열흘이라는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이런 사전 장애정보들은 통신, 서버, 애플리케이션 등 인프라 환경 관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제는 시스템간 정보 소통을 무시하고 단일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처리에만 중점을 두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점 시스템은 미로 속 상자처럼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관제체계로는 어이없는 시스템 중단을 막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우리는 단순 장애가 총체적인 서비스 장애로 퍼지기 전에 인프라 정보를 모든 조직이 공유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장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앞 다퉈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다변화하는 IT장애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정보화 부서도 숲 입장에서 IT정보를 바라보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만 조직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IT자원 운용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중앙 통제실’ 격인 통합관제체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특허청을 비롯한 많은 부처들이 IT서비스 품질향상 방법체계(ITSM)를 도입하고 IT거버넌스 입장에서 인프라 운영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항상 IT 장애에 노출되어 있으나 지혜롭게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IT 인프라 관리체계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허넷시스템의 일상적인 정보로부터 장애가 발생될 여지를 사전에 감지하여 제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0년부터 사용자 중심의 ‘특허넷 장애조기경보시스템’을 자체 개발·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3세대 특허넷 시스템 안정화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 관점의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으로 개별 시스템 정보가 통합되고, 하나의 장애건도 종합적으로 의사결정 정보를 제공하여 사전 장애예방 능력을 높일 것이다.

정보간 소통 능력도 향상시킬 예정이다. 영역별 모니터링 체계 통합작업과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이 완성되면 3개 대형 상황판에 영역별 핵심 정보의 표출은 물론, 특허전산센터 상황판에 ‘통합 대시보드’로 서비스 운영 정보를 공유하여 의사결정 속도도 높여갈 수 있다. 또한, 장애 조치 노하우가 집결된 데이터베이스 및 지식관리 체계도 갖춰 운영 능력의 상향 평준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모든 장애는 사전대응적(ProActive) 예방이 최우선이다. IT에 대한 서비스 중심의 통합관제체계를 실현하여, 장애 예방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특허청 특허넷시스템 뿐만 아니라 국가 정보화 시스템의 질적 고도화를 이루는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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