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전력피크 대응’ 지금부터다

[칼럼]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머니, 실내온도는 26도를 준수하는 게 옳아요. 현재 우리나라 전기가 부족한 상황인 거 아시죠? 범국민적으로 에너지절약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이건 너무 낭비인 것 같아요.’

‘에어컨 세게 튼다고 좋은 게 아니예요. 여름에 추워서 긴팔 입는 상황은 말이 안 되잖아요.’

주말 저녁 즐겨보는 드라마의 장면들이다. 온 가족이 다 같이 보는 드라마에도 등장할 정도로 올 여름 ‘에너지절약’이 화두다.

작년 9·15 순환정전 이후 아직도 전력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발전설비 건설이 충분치 않았고, 잇따른 발전설비 고장으로 전력공급능력이 제한되어 있다. 유난히 일찍 찾아온 더위로 5월부터 전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18년만에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냉방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심각한 전력수급상황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월 6일과 8월 7일에는 이틀 연속 운영예비력이 300만kW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 ‘주의’ 단계가 발령되는 등 위기상황을 맞았다. 휴가철이 끝나고 공장이 다시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되는 8월 20일 이후도 방심할 수 없다.

한편 우리나라의 지난 10년간 에너지 소비는 연평균 2%, 전력소비는 5%대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1인당 에너지소비량과 전력소비량도 OECD국가 평균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에너지 및 전력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경제성장이 정체기에 있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에너지다소비 산업구조 및 낮은 전기요금 수준에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우리의 에너지과소비 습관으로 인한 것도 적지 않다. 출입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상점들과 여름철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춥다며 겉옷을 입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자.

정부는 전력수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발전설비의 고장을 최소화하고, 민간자가발전기를 가동하는 등 공급능력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산업계 휴가를 분산하고 최대피크요금제 등 요금체계 조정을 통해 전력사용량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대형건물 냉방온도와 문열고 냉방하는 영업관행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에는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지금 짓고 있는 발전소 건설계획을 고려하더라도 2014년 이후에야 전력수급문제가 완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당장의 전력위기를 극복하고 전력과소비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절전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들의 절전 실천을 생활화하기 위해서 정부는 지난 6월부터 ‘국민발전소’건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민발전소’란 국민들의 절전이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의미로, 전기절약을 통해 국민 스스로 만들어낸 발전소라는 개념이다. 핵심적인 4대 절전요령인 ‘아싸, 가자’(아끼자 25시, 사랑해요 26도, 가볍다 시원차림 휘들옷, 자~뽑자 플러그)를 생활 속 습관으로 만들어보자. 이것만 충실히 실천해도 여름철 전력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난 1~2기 국민발전소 건설운동에 전 국민이 적극 동참하여 6월에 화력발전소 3기, 7월에 1기를 건설한 것과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 2개월간 절감된 전력소비는 제주도의 2.5개월 전력소비량에 해당하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총 1077억원에 이른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작고 간단한 절전행동들이 모여 절전의 강력한 힘을, 그리고 우리 국민의 힘을 보여주었다.

지난 8월 13일부터는 하절기 최대 전력피크기간인 8월 3~4주를 앞두고 세 번째 ‘국민발전소’ 건설주간을 진행하여 전력수급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전력 피크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는 산업계의 전력 위기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총리 주재로 하계 절전피크기간 중 에너지시설 안전을 점검하는 기회를 가졌다. 정부는 앞으로도 매월 정기적으로 ‘국민발전소’건설운동을 펼쳐 절전 문화가 우리생활 곳곳에 스며들도록 하고자 한다.

국민발전소 참여는 당면한 전력수급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고 인류공영의 가치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 국가경제에 도움이 됨은 물론 개인의 건강과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내가 절약한 에너지는 꼭 필요한 곳에 유익하게 쓰일 수 있으므로 나누고 베푸는 삶의 방식에도 부합한다.

지난 주말 한차례 비가 지나가고 더위가 한풀 꺾인 듯하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 9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계속된다 하니 철저한 전력수급관리로 물샐틈없는 전력피크대응체계를 수립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도 적극적인 절전으로 대한민국‘국민발전소’건설의 주인공이 되어주시길 바란다.

 

저작권자 © SDG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지속가능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