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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살무늬토기의 지혜, 통일항아리의 꿈

[칼럼] 이주태 통일부 부이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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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말 강원도 고성에서 5000여년전 신석기시대 밭 유적을 발굴하였다는 기사를 읽고 흥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유적의 발굴로 한반도 농경의 역사는 청동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 확실히 상향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기에서는 신석기시대의 대표적 유물인 빗살무늬토기 4점도 발견되었다. 모두 알고 있듯이 빗살무늬토기는 잉여농산물을 저장하고 보관하기 위해서 제작한 것이다. 신석기인들의 지혜의 산물이다. 빗살무늬토기는 인류의 역사를 수렵, 채집경제에서 농경혁명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견인차가 되었다. 
 
우연일까? 강원도 고성에서 신석기유적이 발굴되던 6월말, 경북 문경에서는 잉여농산물이 아니라 국민의 돈과 뜻을 모을 수 있는 통일항아리가 구워져 세상에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통일항아리는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이 미래의 큰일을 대비하여 평소 조금씩 아껴서 물건을 보관했던 지혜를 빌어 통일이라는 국가적 대사에 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우리 어머니, 할머니의 지혜는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음식물들을 보관하고 준비하였던 빗살무늬토기인들의 지혜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통일항아리는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통일준비의 핵심사업이다. 반드시 올 통일에 대비하여 통일후에 쓰일 돈을 미리 마련하려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통일을 주도적으로 준비해 나감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통일을 앞당기자는 포부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통일항아리는 우리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함으로써 우리가 주도하는 통일, 우리가 원하는 통일, 축복된 통일을 맞이하겠다는 꿈을 안고 있는 것이다. 남북간의 국력격차가 명백하고 더욱 벌어져 나가는 상황, 그리고 G20, 핵안보정상회의 주재국으로서의 우리의 국력 등을 감안할 때 우리가 마음먹고 노력하면 북한상황과 주변정세를 통일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돌릴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통일준비는 통일항아리와 함께 국민의 통일의식을 높이는 일, 통일외교를 힘있게 추진하는 일, 탈북민과 같은 분단이재민들을 보듬어 안는 일, 제도적 준비를 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정부의 통일준비에 대해서는 몇가지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첫째 아직은 통일준비를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먼저 분단된 지 7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통일준비할 때가 아니라는 주장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실은 박정희대통령이 분단 20여년후 국토통일원을 만들때부터 통일준비는 꾸준히 추진되었어야 했다. 지금 시작해도 늦었으면 늦었지 결코 이르지 않다. 세계경제위기가 심화되고 민주화의 바람이 확산되어 가고 있으며, 북한의 3대세습체제가 들어서는 등 주변정세의 변화는 우리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대비하고 이를 활용하면서 통일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그리고 통일준비는 결코 남북대화와 협력의 대체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교류협력과 병행해서 추진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연화조치를 통해 개성공단사업을 지속 발전시키고 인도적 대북지원을 계속하며 북한에 대화를 제안하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둘째 비판은 북한이 반대하는 일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이 반대하는 이유는 통일준비사업을 흡수통일 기도로 보기 때문이다. 요즘 북한은 우리 정부의 모든 정책을 흡수통일의 관점에서 비난한다. 탈북민 정착시설을 개선해도 흡수통일, 통일교육을 내실화해도 흡수통일, 뭐든지 흡수통일로 보고 공격한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 연설이나 장관 인터뷰 등을 통해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누차 밝혀왔다. 통일항아리는 남북관계에서 북한을 흡수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자는 것이 아니라 통일후 북한지역을 재건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는 것이다. 
 
셋째 통일재원 마련이 준조세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가 있다. 통일부는 기업에게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기업돈이 아니라 통일을 원하고 통일을 준비하는데 행동으로 나서겠다고 하는 일반시민, 해외교포들이 세금낸 돈, 깨끗한 돈, 아까운 돈을 조금씩 내서 모아나갈 것이다. 
 
신석기인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서 빗살무늬토기를 만들었고 결국 신석기혁명으로 불리는 농경시대를 열었다. 분단된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통일항아리를 만들어 이 속에 우리국민들의 꿈과 힘을 모아나간다면 한민족이 하나되는 새로운 통일시대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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