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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칼럼] 기후변화 관련 용어, 알고 구별해서 사용하자

과거에는 기후변화, 이제는 기후위기나 '기후재난'이라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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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기후변화와 관련된 비슷한 용어들이 구분되지 않고 혼용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기후변화 관련 신간을 읽고 있는데, 기후변화와 관련된 용어 7가지를 자세한 설명 없이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서 E(환경)의 핵심은 기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후변화 관련 용어들의 정확한 의미와 뉘앙스의 차이를 알고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관련 용어로는 기상, 기후,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지구가열, 이상기상, 이상기후, 기상이변, 기후이변, 기후위기, 기후재난, 기후비상사태 등 12가지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  각각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먼저 기상(weather)은 지구를 둘러싼 대기의 상태. 비, 바람, 천둥 등 대기 중의 여러가지 자연 현상에 대한 총칭이다. 우리말로는 날씨라고 한다. 날씨가 매일매일의 기상 변화라면, 기후는 장기간에 걸친 날씨 변화의 종합이다. 기후(climate)는 어느 장소에서 약 30년간의 평균 기상 상황을 말한다. 기후에는 지역의 개념이 반영되어 있다. 기후(氣候)는 계절을 구분하는 24절기(節氣)의 ‘기’와 각 절기를 3개로 나눈 72‘후(候)’에서 유래되었다.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전지구적 기후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포함한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 제1조는 기후변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전지구 대기의 조성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활동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원인이 되어 일어나고, 충분한 기간 동안 관측된 자연적인 기후변동성에 추가하여 일어나는 기후의 변화.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는 좁은 의미로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19세기 말부터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넓은 의미로는 지구의 기온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평균 이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어떤 요인에 의해서인지 복사강제력이 커지면 전지구 평균 지표기온이 상승(지구온난화)하며, 복사강제력이 작아지면 지표기온이 하강(지구한랭화)하게 된다. 지구가열(global heating)은 지구온난화를 강하게 표현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상기상(abnormal weather)은 기온·강수량 등의 기후 요소가 과거 30년 이상에 걸쳐 관측되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높거나 낮은 수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30년에 1회 이상의 출현 확률의 현상을 띤다. 이상기후(abnormal climate)는 기온이나 강수량 등의 기후 요소가 약 30년간의 통계적 평년값을 벗어나 현저히 높거나 낮은 수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기상이변(unusual weather)은 한 해의 특정 시간 및 장소에서 평상시의 기준을 크게 벗어난 보기 드문 기상 현상을 말하며, 보통 지난 30년간의 기상과 아주 다른 기상 현상을 말한다. 기후이변(extreme climate event)은 평균이나 총계와 같이 수치적으로 파악한 기상이변의 정도가 극단적이거나, 가뭄이나 집중호우 같은 기상이변 현상이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기후이변이라고 한다. 

기후위기(climate crisis)는 전지구적 기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기후재난(climate disaster)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을 의미한다. 기후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는 기후위기를 좀 더 강하게 표현한 말이며, 2019년에는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의 ‘옥스퍼드 랭귀지(Oxford Languages)’가 올해의 단어로 ‘기후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를 선정하면서 이를 "기후변화를 줄이거나 멈추고 그로 인한 잠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생태학적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최근 폭염, 호우 등으로 자연재난이 심각해지면서 기후변화를 대표하는 시대적 용어가 '지구온난화'에서 '기후변화'로, 그리고 다시 '기후위기‘에서 ’기후비상사태'로 변화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재난 측면에서 관리돼야 할 정도로 매년 심각해지고 있으며,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에는 기후변화라고 평이한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제는 과거보다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위험성도 증가되고 있으므로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라는 부드러운 용어보다는 기후위기·기후재난·기후비상사태라는 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대한경영학회 회장, 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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