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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 가입으로 러시아 가스 수입 막힌 핀란드...‘모래 배터리’로 전력 공급한다

-러시아, 핀란드의 NATO 가입 보복으로 가스, 전기 수출 중단···에너지 저장 매체로 모래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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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BBC 제공)
(자료=BBC 제공)

에너지 저장은 재생 가능 에너지 시대의 확산에 따라 부상하고 있는 핵심 요소다. 해가 지거나 바람이 그친 후에도 전력 공급은 유지돼야 하기에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원, 즉 배터리에 관한 연구는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범지구적인 과제가 됐다.

현재 단기 에너지 저장에 있어 선두 주자는 단연 리튬 이온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다. 고밀도로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고 크기와 두께를 작고 가늘게 만들 수 있어, 축전지의 최고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안정성 측면에서 폭발 위험성을 고사하더라도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오래 에너지를 저장해야 하는 상황이면 리튬 배터리는 ‘그림에 떡’일 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핀란드는 지난 70여 년간 지켜온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른 중립노선을 파기했다. 지난 5일 핀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의정서에 서명함으로써 러시아에 적대적인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핀란드는 가스와 전기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가스 대부분을 러시아의 수출에 의존해온 핀란드는 더 이상의 교류가 어려워진 것.

특히 길고 추운 핀란드의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력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핀란드 서부의 작은 발전소에서 탄생한 새로운 기술이 연중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핀란드의 지역난방 시스템을 운영하는 바타얀코스키(Vatajankoski) 발전소에 설치된 이 기술은 저렴하고 풍부한 재료이면서 1000°C 이상까지 가열될 수 있는 모래를 열저장 매체로 하는 고온 대규모 축열 장치다.

이 모래 배터리를 개발한 PNE(Polar Night Energy)는 태양열 또는 풍력 에너지 같은 휘발성 전력원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 장치로, 모래 배터리가 재생 에너지원을 통한 난방 및 전기 수요의 최대 100%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작동 원리는 태양광 혹은 풍력 터빈을 통해 얻어진 전기의 일부를 모래 배터리가 열에너지 형태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축적된 에너지는 열펌프와 호환 가능한 열전달 시스템을 통해 전력 부족 시 온수 생성 및 공정용 증기 생성에 쓰이게 된다.

도시 에너지 및 기후 전문가 엘리나 세페넨(Elina Seppänen)은 “가장 추운 겨울철에 몇 시간 동안만 작동하는 발전소가 있다면 비용이 매우 많이 들 것이지만, 열저장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이러한 종류의 솔루션은 비용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타얀코스키 발전소의 전무이사인 페카파시(Pekka Passi)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고 엉뚱하지만 성공할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상업용 모래 기반 열저장 장치가 운영돼 기쁘다”고 말했다.

모래를 활용한 에너지 저장 기술은 핀란드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립 재생 에너지 연구소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다. 석영(石英) 알갱이로 이뤄진 모래인 규사를 저장 매체로 한 프로젝트는 미국 기계공학회 ‘고급 에너지 시스템 및 태양 에너지 부문’에서 2021년 최우수 논문상과 여러 미국 에너지부 기술 자금 지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식품 및 음료, 섬유나 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공정 열이 화석 연료의 연소로부터 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녹색 에너지를 열로 저장하는 기술은 장래에 유망한 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핀란드의 젊은 연구진이 이뤄낸 모래 배터리의 상업화가 위기에 처한 핀란드의 가스 및 전력 공급 문제를 타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경제뉴스 석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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