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박문 기자] 70년대 이후 50년간 우리나라 저출산 및 고령화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내놓은 1970년∼2018년 OECD 통계를 분석한 '저출산·고령화 추세 국제비교와 정책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이 1970년 4.53명에서 2018년 0.98명으로 연평균 3.1%씩 감소했다. OECD 회원국 중 저출산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1984년 1.74명으로 미국(1.81명)을 밑돌기 시작했고, 1993년에는 1.65명으로 자녀 안 낳기로 유명한 프랑스(1.66명)보다도 낮아졌다. 2001년에는 1.31명 수준까지 떨어져 일본(1.33명)보다도 낮아졌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2018년 우리나라의 고령화비율 연평균 증가율은 3.3%로 OECD에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고령인구 비중 7% 이상)로 진입한 후 18년만인 2018년 고령사회(고령인구 비중 14% 이상)가 됐다. 이런 추세라면 2026년에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중 20% 이상) 로 진입할 것으로 OECD는 예측했다.
또 OECD 회원국 중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일본과 이탈리아, 스페인에 비해서도 우리나라는 노령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면서 2036년에는 OECD 고령화비율 3위인 이탈리아를 제칠 것으로 전망됐다.
2050년에는 고령화 비율 OECD 2위인 스페인(37.7%)에 바짝 다가선 37.4%로 OECD세번째 고령국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연은 출산율과 고령화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합계출산율이 0.25명 줄 때마다 성장률은 0.9%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령인구 비율 1%p 상승 시 성장률은 0.5%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후대세대의 부양을 받는 고령인구 증가는 재정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성장잠재력 잠식과 재정 여력 약화에 대비한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잠재력 보강을 위해서는 기업경영 활동 관련 규제를 실질적으로 혁파하고 노동시장 유연성과 경제활동 참여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정 여력 감소에 대비해선 정부가 재정건전성 의무를 준수하도록 법제화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경제적 유인체계를 출산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재정건전성 준수 장치 마련 등 성장력 보강 및 재정건전성 확보책이 시급하며 이민정책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