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임명재 기자] ‘차석용호 LG생건’은 코로나 사태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만년 적자로 스마트폰 사업을 대폭 축소 내지 철수키로 해 사기 저하는 물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LG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 1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낭보에 잃었던 웃음을 되찾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7조8445억원, 영업이익 1조2209억원을 달성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보다 각각 2.1%, 3.8% 늘어난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3.2% 증가한 813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전년 말 53.3%에서 40.3%로 낮아져 재무구조를 한결 단단해졌다.
관광객 급감, 일부 오프라인 점포 영업 중단의 어려움을 이기고 얻은 성과라 의미가 더 크다.
LG생활건강은 ▲뷰티 ▲HDB(생활용품) ▲리프레시먼트(음료) 등 3개 사업부 모두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했다. 모든 사업부가 동시에 1위를 한 건 처음이다. 코로나19의 타격이 컸던 화장품 사업도 선전했다.
LG생활건강의 전체 화장품(뷰티+바디·헤어 등 일부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 5조 5524억원, 영업이익 96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3개 사업부 성과의 공통 비결은 ‘프리미엄’과 ‘디지털’이라고 할 수 있다.
뷰티 사업의 4분기 매출(1조3245억원)은 전년 동기 보다 0.9% 감소한 1조3245억원,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225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에선 디지털 채널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1% 늘었다.
지난해 11월 광군제 당시 ‘후’, ‘오휘’, ‘CNP’ 등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총 2600억원 어치를 판매하며 174% 성장세를 보였다.
생활용품 사업(HDB)도 ‘닥터그루트’나 ‘벨먼’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한 결과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직영몰을 확대하고 라이브방송 등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디지털 채널에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4분기 기준 매출(4230억원)과 영업이익(100억원)이 각각 23.6%, 7.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리프레시먼저(음료)사업 역시 코로나19로 연말 외부활동이 제한되는 등 사업환경은 좋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209억원으로 두자릿수 증가율(17.1%)을 나타냈다.
매출은 3.7% 증가한 3469억원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원칙을 지키며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한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위기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