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김성훈 기자] 자본 부족으로 대출업무를 중단했던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을 마치고 독주하고있는 카카오뱅크 추격에 나섰다.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이달중 출시하기로 하는 등 그간의 ‘영업 공백’을 채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제대로 된 영업 활동을 벌이지 못하는 사이 인터넷은행 1등 자리를 굳힌 카카오뱅크의 독주를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케이뱅크는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신상품 출시, KT와의 제휴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은 “이제 본격적 성장기에 들어선 만큼 비대면 금융의 영역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예정인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은 케이뱅크가 2년에 걸쳐 개발한 비장의 무기다.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혹은 모바일 앱에서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입금까지 모든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점을 내세운다.
전 과정에 걸쳐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아파트 담보 대출은 이 상품이 최초다.
전자상환위임장을 도입해 대환 시 필요한 위임 절차도 모두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소득 정보 스크래핑(Scraping) 기술을 통해 서류 없이도 예상 한도와 금리도 조회할 수 있다. 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이틀에 불과하다. 금리는 최저 연 1.64%(3일 기준)다. 기존 아파트 담보 대출이 있는 고객이라면 최대 5억 원까지 대환 대출이 가능하다.
하반기 중 핀테크 업체 세틀뱅크와 제휴해 ‘010 가상계좌’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로 가상계좌를 생성함으로써 편의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KT와의 제휴도 강화한다. 케이뱅크 계좌나 체크카드로 KT 통신요금을 납부할 때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약 4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총 자본금 9017억 원을 조성했다. KT 주도의 대규모 증자가 인터넷은행법 상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으로 무산되면서 자본 부족에 시달렸던 데서 벗어난 것이다.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중인 비바리퍼블리카도 내년 상반기 제 3의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본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어 내년부터 인터넷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실제로 케이뱅크가 지난 7월 1일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를 출시한 뒤 케이뱅크의 7월 수신 잔액은 전월 대비 약 4800억 원 늘어났다. 지난달 13일 신용대출 상품 3종을 출시 이후 7월 말까지 여신 잔액은 1700억 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독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케이뱅크가 독주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