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노영조 기자]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공세는 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시키는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후 계속 규제를 가하고있다. 이는 단순히 통신장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간의 패권경쟁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다.
19세기 아편전쟁에서 비롯된 서세동점(西勢東占)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는 주요 공급업체로부터 반도체 칩을 제공받지 못하도록 미 정부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한데서도 드러난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전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새 규정이 도입되면 화웨이로 선적되는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다수의 반도체 칩은 수출 라이센스를 받아야 한다. 이 조치로 미 상무부는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가 생산한 반도체 칩이 화웨이에 공급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WSJ은 보도했다.
조치가 이뤄지면 세계 최대 주문형 반도체 업체인 TSMC가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 장비를 생산하는 미국 회사들도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미국 반도체 업계는 수개월간 이어진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화웨이 캠페인에 대해 화웨이에 판매되는 반도체 칩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규칙을 문서화하는 데에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반도체 업체들에게는 기존 사업 계획을 수정할 수 있는 여건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3대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 램리서치와 KLA템코,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매출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40% 정도다.
전 세계 반도체 칩 조립라인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장비에는 미국 기술이 들어가 있다. 또 반도체 칩을 디자인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미국산이다.
이 규칙은 화웨이에 일부 제한을 둔 미국 수출 통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올린 뒤 미국 기업과 화웨이의 신규 거래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