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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으로 분석해보니...과기원

클래식 음악, 영향력은 베토벤 1위...혁신성, 라흐마니노프가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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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e경제뉴스 이춘영 기자] 클래식음악에서 베토벤은 음악사상 처음으로 기악곡에 성악을 접목한 9번 합창교향곡을 1824년 작곡해 혁신성이 뛰어나다는, 아니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후 성악이 포함된  두번째 교향곡,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이 나오기까지는 또 다시  71년을 기다려야했다.

베토벤이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의 추기경 서임식을 위해 작곡, 헌정한 ‘장엄미사곡’ 중 베네딕투스(찬미받으소서)의 도입부에 나오는 솔로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연주 또한 “미사곡에  바이올린 독주라니...”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혁신적이라는 것이다. 

헉슬리는 이 부분을 듣고 "천상의 아름다음이 밤안개처럼 내린다"는 평을 했다.

그러나 빅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으로 따지면 좀 다르게 나온다.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 기반의 이론물리학 알고리즘으로 클래식 음악가들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계산했을 때 베토벤의 영향력이 가장 높고, 라흐마니노프의 혁신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박주용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문화·예술 창작물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예술 작품의 빅데이터로부터 창의성을 직접 계산함으로써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창작 콘텐츠의 우수성을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인간 창의성의 산물인 문화예술은 수치적인 평가가 어려웠다. 이러한 비정형 데이터는 AI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공 창의성’ 연구에도 장벽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먼저 1700년~1900년 사이에 작곡된 서양 피아노 악보로부터 동시에 연주되는 음정으로 만들어진 ‘코드워드(codeword)’를 추출했다.

또 작품들 사이의 유사도를 측정해 작품들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각 작품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또한 후대의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바로크·고전기의 대표 작곡가인 핸델과 하이든, 모차르트를 거쳐 고전·낭만 전환기 이후 베토벤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작곡자로 떠올랐다. 베토벤의 영향을 받아 리스트와 쇼팽 등 낭만기(1820-1910년)의 거장들이 등장하는 과정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후기 낭만파의 거장인 라흐마니노프가 과거의 관습은 물론 자신의 작품으로부터 차별화를 끊임없이 시도한 최고의 혁신적 작곡가였다는 점도 밝혀냈다.

이같이 코드워드에 기반한 네트워크로부터 음악의 창의성을 계산해내는 이 알고리즘은 낱말, 문장, 색상, 무늬 등으로 만들어진 문학 작품이나 그림, 건축, 디자인 등의 시각 예술의 창의성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용 교수는 "문화예술 창작 영역 컴퓨터의 활약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간의 단순 계산력만을 따라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했다"면서 "인간 창의성과 미적 감각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인공창의성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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