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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발도 안 먹히는 '규제완화'...IT장관에 요청?네이버·카카오 대표 최기영 장관과 만나...‘데이터 3법’처리도 불확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13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 CEO들과 현장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김기웅 위쿡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최 장관, 장석영 정보통신정책실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e경제뉴스 노영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개망신법’으로 불리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처리를 국회에 요청했으나 법안 제출후 1년간 끌어오고 있다. 국회 통과의 첫 번째 문턱도 넘지 못한 것이다.  여당부터 통과시키겠다는 의지가 의심스럽다.

당장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13일 성명서를 내고 '데이터 3법'에 대해 정보주체의 권리가 충분히 보호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신중을 기하라고 요구하고나섰다. 최 위원장은 "신기술들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에 근간을 두고 있어 개인정보가 원치 않게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딴소리를 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여야 3당이 `데이터 3법` 합의 처리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국가인권위원회가 태클을 건 모양새다. 

대통령 말발도 통하지 않는 게 규제 현실이다. 국회의원을 겸직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부터 입각 전에는 대통령 호소에도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를 반대한 전력이 있다. 규제 완화에는 오히려 여권이 완고한 입장이니 아이러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 대표들이 13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ICT 산업 환경의 규제 문제를 비롯해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인재 부족 등 다양한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이날 과기부 주최로 열린 ‘주요 인터넷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최 장관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김기웅 위쿡 대표 등과 한 테이블에 앉아 4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최기영 장관은 인사말에서 "업계나 언론에서 항상 정부에 하는 말이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AI, 5G,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로 혁신이 필요한 가운데 정부도 가능하면 인터넷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지원하며 고칠 수 있는 부분은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주요 기업 CEO들은 대체로 ICT 산업 환경에서 ‘지나치게 구체적인 규제 조항’이나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국내 인터넷 기업을 향한 규제들이 너무 너무 구체적이고, 또 (공무원들이) 규제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들이 있다"며 "이같은 환경에서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 한 대표는 "한국의 ICT 산업을 이끌 국내 인재들이 해외 기업으로 유출되지 않고 국내에 남도록 유도하는 개발자에 대한 병역특례 확대 등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최 장관은 즉답은 피했지만 "취지에 공감하며 국방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개선과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 등을 언급했다. 여 대표는 "의도적으로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해킹에 소홀히 대응한 기업에는 큰 페널티를 주는 대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강조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해외 IT 기업의 플랫폼에 비해 국내 사업자들 플랫폼이 역차별을 받는 문제도 언급됐다. 여 대표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글로벌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플랫폼이 정작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의 저촉을 안 받는다"며 "개인정보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과 경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베스핀글로벌 등은 ‘클라우드 퍼스트’를 강조하며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해외 기업보다는 한국의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해달라"며 "정부가 먼저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요자가 되어 해외 진출의 레퍼런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장관은 이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나 확답을 하진 않았다.

자신의 의지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이번 만남이 또 하나의 형식적 만남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노영조 기자  lorenzo8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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