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원전 기술 자립 산실’ 원자력硏...쓸쓸한 60주년

10조 투자로 164조 부가가치 생산...‘250조 가치’표준형원전 개발 개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자력연구원이 10년전 수주해 제작한 요르단 연구용 원자료(JRTR)(원자력연 제공)

[e경제뉴스 이춘영 기자] 한국 원자력기술의 자립을 이끈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창립 60주년을 맞은 9일 기념식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쓸쓸한 분위기였다.

국산 첫 원전을 만들고 핵연료 국산화를 이끈 원전 기술 자립의 상징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과거 원자력연구원의 10주년 단위 창립식은 과거에는 원자력 기술 발전에 기여한 전·현직 연구원들에게 정부가 각종 훈·포장을 주는 '원자력 연구자들의 잔칫날'과 같은 행사였다. 그야말로 흘러간 노래가 됐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원자력연구원 60주년 행사에서는 훈·포장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이 한 건도 없었다.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 10건이 전부다.

50주년 행사때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참석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과기특보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한 일이 전설처럼 됐다. 당초 한승수 총리가 참석키로 했다 당일 다른 일정으로 참ㅁ석치 못했지만 행사장에는 정관계 고위층만 100여명이 몰렸다.

60주년 행사장을 찾는 최고위직 인사가 과기정통부 문미옥 1차관일 정도였다.

원전 사고를 겪었는데도 원전 증설-재가동에 나서는 일본과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원자력연구원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과학기술 연구 기관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 지시로 1959년 설립됐다. 정부의 전폭 지원 속에 한국이 원전 강국 반열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에 이론이 없었다.

박정희 정부에선 국내 첫 상용 원전인 '고리 1호기' 개발을 주도했고 김영삼 정부 때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제작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과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수출도 원자력연구원 연구자들이 이룬 쾌거다. 원자력연구원은 직원 1400명 중 석·박사급 연구 인력이 1200명에 달했다.

1996년에는 우리나라에 최적화한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의 핵심설비인 원자로계통을 설계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원자력연구원이 그동안 창출한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는 총 164조1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그동안 투입한 연구비는 10조3000억원으로 투자 대비 경제효과가 16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표준형원전 개발에 따른 비용절감효과는 2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과 연구원들이 비전 선포를 했지만...(사진=뉴시스)

그러나 이제 국내 원전사업은 쇠락기로 접어들었다. 멀쩡한 원전조차 수명연한을 이유로 폐쇄되는 상황이다.

미국 최고의 원전 관련 연구 기관인 아르곤연구소와 공동 진행하던 차세대 고속 원자로 연구는 이번 정부 출범 뒤 중단됐다. 새로운 원전 기술 얘기는 꺼낼 수도 없는 분위기다.

하재주 원장은 지난해 11월 임기를 2년 남겨두고 사퇴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탈원전 드라이브로 원자력연구원은 설 자리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저작권자 © SDG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지속가능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