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노영조 기자] 국내 과학계는 물론 해외 과학전문지 네이처와 과학자들의 성원을 받으며 ‘임기 중 퇴출’이라는 정치적 숙청 움직임에 당당히 맞서온 신성철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결국 이겨냈다. 그를 검찰에 고소하고 징계를 추진했던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민망한 처지가 됐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신 총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본연의 업무와 국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KAIST는 예정대로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이 연구센터는 UAE 칼라파대학과 설립한 것으로 스마트 헬스케어와 스마트 교통 플랫폼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와 교육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카이스트는 9일 밝혔다.
이 연구협력센터 개소가 삐걱거리던 한-UAE간 원자력 협력관계가 정상화되는데 어느정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07년 UAE 아부다비에 설립된 칼리파대학(KU)은 학부생 3500명, 대학원생 900여명 등 규모의 연구 중심 국립대학이다. KAIST와는 2009년 원자력공학과 개설 교과과정 지원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양 대학 간 국제공동연구 협력은 2009년 12월 UAE 원전 수주 때 맺은 한-UAE 양국 정부의 협약으로 카이스트가 칼리파대학에 원자력공학과 개설과 교과과정 개발 등의 지원을 통해 시작됐다.
협력 분야는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원자력·ICT·전기·기계·재료·바이오·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200여 과제에 달한다.
지난 2월 방한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는 카이스트로부터 2010년 5월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카이스트와 인연이 깊다.
앞서 카이스트 신성철 총장은 작년 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사라 알 아미리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과 만나 양국 간 4차 산업혁명 관련 협력 확대를 원하는 UAE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고 같은 해 3월 양 대학 간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양교는 공동연구센터 개소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와 기존 공동연구인 원자력, 정보통신기술(ICT), 전기, 기계, 재료, 바이오, 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임만성 KAIST 교육연구원장은 "기존 교육, 연구 분야ㅔ서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할 방침"이라며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협력을 대폭 강화해서 양국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가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8일(현지시간) 개소식에는 신성철 총장, 임만성 교육연구원장, 김종현 원자력협력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UAE 측에서는 칼리파대학 아리프 술탄 알 하마디 총장대행을 비롯해 스티브 그리피스 연구부총장, 아흐메드 알 쇼아비 교학부총장, 한국인 교수 등 학교 관계자와 학생 등 30여 명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