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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쓰기 시작한 신약개발 20년사...최태원 집념

한국, 글로벌 제약업계 변방에서 주역으로...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1조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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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판교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팜)

[e경제뉴스 임명재 기자] 우리나라는 120년이 넘는 제약역사를 갖고 있지만 국산 신약 첫 개발은 1999년에 와서야 이루어졌다. SK케미칼이 10여년 가까운 기간 연구 끝에 국산신약 1호 ‘선플라’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위암항암제로 9년간 80여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SK최태원 회장은 SK가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신약사업은 자원개발처럼 성공시 고수익이 기대되지만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지속적 투자와 관심이 중요하다”며 신약 개발조직(Life Science)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투자를 해왔다.

그때까지도 국내제약업계는 기술력 및 자본 부족으로 신약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외국의약약품을 그대로 도입해 파는 수준이어서 제약사는 ‘의약품 도매상’이란 불명예를 안고있었다. 이런 상태는 그후 상당기간 계속됐다.

1990년대에 이르러 신약개발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토종신약 개발이 이어져 지난해 CJ헬스케어가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국산 30호 신약 자리에 올랐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쓰림, 산 역류 등을 일으킨다. 심하면 합병증을 유발하고 만성질환이다.

최태원 SK회장

신약개발의 문을 연 SK그룹. 지주회사격인 (주)SK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뇌전증 신약후보 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과 유럽 판매과 이뤄지면 세노바메이트의 최소 연 매출은 1조~2조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재 제약사 벨기에 UCB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뇌전증 치료제 매출은 연간 1조원 이상이다.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62억달러(약 6조8000억원)에서 2021년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로 커질 전망이어서 대박 예상마저 나온다.

이제 우리나라는 글로벌 바이오제약시장에서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바이오시밀러 램시마(자가면역치료제)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톱티어급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미국내 판매를 맡을 정도로 상황이 변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럽에서 ‘램시마’는 시장점유율 55%,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출시 1년 만에 35%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의료선진국들에서 호평을 받고있다.

환자들은 바이오시밀러 값이 아무리 싸더라도 약효와 안전도를 우려해 쉽사리 오리지널 약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산의약품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알 수 있다.

제약업계의 R&D가 확대되면서 제약사들은 좁은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나가는 추세다. 국내 제약시장은 20조원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동안 매년말 연시를 장식해온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비리수사 대신 올해는 1월7일 유한양행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7억8500만달러(8800억원)의 대규모 신약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한해를 열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스파인바이오파마,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한 두 건(1조6000억원)에 이은 것으로 6개월 사이 2조5000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이는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 릴리에 7억6500만달러(8600억원)에 기술 수출한 신약물질의 계약해지 사태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틀 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아 중대형 홀에서 각각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만큼 한국바이오산업의 위상이 높아져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R&D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바이오시밀러 3자매를 상용화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토종 신약 30호인 위식도역류질환 의약품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을 개발한 CJ헬스케어는 최근 제20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시상식에서 신약 ‘케이캡’ 개발 공로로 대상을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

      <국내 개발신약 허가현황>

(출처=한국신약개발조합)

대한민국신약개발상은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국내 바이오헬스산업 발전과 신약 연구개발 의욕 고취를 위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1999년 4월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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