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김성훈 기자] 국내 톱 제약사가 작년에 판 의약품 매출액의 240배 정도를 삼성전자 혼자서 팔았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 즉 영업이익은 60배에 가깝다.
그러나 이는 작년 얘기고 올해는 매출, 영업이익이 뚝 떨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에 힘입어 또다시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매출액은 240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60조원에 육박했다. 당기순이익도 40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모두 1년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러나 4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실적 상승세가 급격히 꺾였으며 올해에는 연초부터 하락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 사업의 '양대 축'인 스마트폰 부문도 글로벌 경쟁 격화 등으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59조2700억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31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8조4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 같은 기간(65조9800억원)보다 10.2% 줄었으며, 전분기(65조4600억원)보다도 9.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1년 전(15조1500억원)에 비해 28.7% 줄었고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전분기(17조5천700억원)보다는 무려 38.5%나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8.2%로, 지난 2016년 4분기(1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전분기(26.8%)보다 8.6%포인트나 급락했다.
4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7조7700억원으로 전분기(13조65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41.4%로, 7분기 만에 처음 50%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 당기순이익 44조3400억원 등의 실적을 올리면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창사 이래 최고 성적을 올렸다.
매달 약 5조원을 벌어들인 셈으로, 특히 반도체 사업 흑자만 44조5700억원으로 전체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사업 매출은 86조2900억원원으로, 역시 1년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IM(IT·모바일) 부문에서는 10조1700억원, 디스플레이(DP)와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각각 2조6200억원과 2조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실적이 감소했다"면서 "모바일 사업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장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실적이 줄었으나 TV와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올레드 수요 약세가 전망된다"면서 "모바일 사업은 갤럭시S10 출시로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총 29조4000억원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