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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맛이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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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동 ‘호수 삼계탕’(02-848-2440), 한남동 ‘장수 삼계탕’(02-797-0595), 효자동 ‘토속촌’(02-737-7444), 논현동 ‘논현 삼계탕’(02-3444-5510), 원효로1가 ‘강원정’(02-719-9978) 등 서울의 맛있는 삼계탕집 리스트에 또 한 곳을 추가하게 됐다. KBS 별관 뒷편 서울 여의도동 45-15에 자리한 ‘파낙스’(02-780-9037)다.

‘파낙스’는 ‘인삼’의 학명인 ‘파낙스 진셍’(Panax Ginseng)에서 따왔다. 파낙스는 그리스어의 ‘판’(Pan; 모두)과 ‘악소스’(Axos; 의약)의 복합어로서 ‘만병통치약’이란 뜻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집에서 ‘삼계탕을 먹으면 건강에 직효’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의미심장한 이름을 짓게 된 것은 29년 전인 1983년에 이 자리에서 개업한 주인이 인삼 관련 사업을 했던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금도 이 집 삼계탕은 충남 금산에서 주인이 엄선해 가져오는 3년짜리 수삼을 넣어 만든다.

삼계탕 고급화 붐은 이 집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메뉴판을 보면 독특한 이름의 삼계탕들이 눈에 띈다. ‘들깨 삼계탕’, ‘녹각 삼계탕’, ‘찰흑미 삼계탕’ 등이 그것들이다.

들깨 삼계탕(1만5000원)은 이름처럼 국물에 들깨 가루가 가득한 것으로 죽처럼 걸죽한 국물에 고소한 맛이 일품인 삼계탕이다. 호수삼계탕의 그것과 무척 흡사하다.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가격만 봐서는 이 집이 호수삼계탕의 1만2000원보다 다소 비싸 보인다.

녹각 삼계탕(1만5000원)은 이름 그대로 사슴 뿔의 각질화된 부분인 녹각을 넣어서 만든다. 녹각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어혈을 없애주며 신장과 간 기능을 돕는다. 칼슘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한방 삼계탕의 일종인 셈인데, 흔히 파는 한방 삼계탕들과 달리 국물은 맑고 담백하다. 한약 냄새도 살짝 풍길 정도다. 따라서 누구나 먹기에 편하다. 닭 몸통에서는 얇게 썬 녹각이 하나 꽂혀 있어 삼계탕이 아니라 녹용 한 사발 먹는 것 같은 기분이 절로 든다.

이 집 삼계탕의 백미는 찰흑미 삼계탕(1만5000원)이다. 일반 찹쌀이 아닌 찰흑미로 속을 채웠다. 덕분에 맑은 국물의 색깔은 보라다. 닭은 걸죽한 보라색 국물이 묻어 뼈까지 검은 ‘오골계’에 빗대어 ‘자골계’라고 부를 만하다. 일단 비주얼 자체가 독특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막상 먹기 시작하면 국물 맛이 점점 진해지는 것이 감칠맛 정도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바닥까지 싹싹 긁게 된다. 그리고, 그 흡족함을 한동안 좀처럼 잊을 수 없다.

물론 독특한 삼계탕에 끌리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런 남녀들을 위해 일반 ‘삼계탕’(1만3000원)도 있다. 이 밖에도 식사 메뉴로 ‘전기구이 통닭’(1만2000원), ‘닭 매운탕’(1만3000원) 등과 안주로 먹을 수 있는 ‘닭 매운탕’(3만원), ‘닭 불고기’(3만원), ‘모래집 볶음’(1만2000원) 등도 준비된다.

닭은 크지도 작지도 않고 적당하다. 생후 45일된 닭만 사용하는 덕이다. 어떤 삼계탕을 시켜도 탱탱한 육질이 마음에 든다. 삼계탕을 주문하면 인삼주 한 잔이 서비스되고 반찬으로 고추장과 생마늘, 깍두기와 김치가 나온다.

주차 시설이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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