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이춘영 기자] “뭐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 좌파 시민단체 출신인 김기식 전 원장이 개인비리혐의로 중도하차한 뒤 뒤를 이어 부임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들과의 전쟁을 선언하자 금융권에서 나온 반응이다. 금융사들은 숨을 죽인 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윤 원장은 9일 취임 두달만에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들과 전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전 폐지했던 금융회사 종합검사를 부활하고 대출금리 부당 부과 관련 조사도 전 은행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근로자 추천 이사제’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권 사건사고로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인 만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을 언급했다.
윤 원장은 “불완전 판매가 최근 여러 금융권에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위험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금감원의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감독 강화 기조에 맞춰 금융회사들이 2~3년마다 한 번씩 받았던 종합검사를 올해 4분기부터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2015년 금융회사 자율성 강화와 컨설팅 검사를 강조하면서 종합검사제도를 폐지하고 금융사 경영실태 평가로 대체했다.
그는 대출금리 산정 오류가 1만건이 넘는 경남은행에 대해 “단순 일탈로 보기엔 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거론되지 않은 은행들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근로자 추천 이사제에 대한 사회적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 여부, 도입 제도 내용 등 공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근로자 추천 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노동이사제와 유사한 성격으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