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제뉴스 노영조 기자] 결국은 올 것이 왔다. 연일 고위 금융당국자들이 번갈아 가며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을 공언해온 터다. 신관치금융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경영승계 절차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공식으로 요구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14일 KB금융 등 4대금융지주 회장들과 비공개 조찬회동을 가졌다. 이어
금감원은 KB금융과 하나금융에 요구한 경영유의사항을 공시했다. 경영유의는 금융회사의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우선은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에 대한 통첩이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 공시 몇시간 전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알리는 성의는 표했다.
KB금융지주에 대해서는 경영승계 절차와 후보자군 선정을 관장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의 운영을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등 5개 항목에 대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은 후보자 양성 프로그램이 일반적인 경영진에 대한 연수·교육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고,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서 배제돼야 할 잠재적인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이사 등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KB금융 사외이사제와 관련, 금감원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내 위원회가 아닌 간담회 방식을 통해 사외이사를 평가하고, 간담회에 현 회장이 포함되는 등 독립성 확보가 미흡하다고 평했다.
하나금융에 대해서는 모두 7개의 경영유의사항을 공개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운영과 관련, 지주회사 회장은 원칙적으로 CEO 후보군으로 포함돼 관리되고 있음에도 회추위원으로 참여하는 반면 일부 사외이사는 회추위에서 배제돼 있어 공정성이 훼손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CEO 승계 절차 운영에 있어 내부 후보군의 경우 그룹 핵심업무 담당 임원과 핵심인재 후보군 중에서 탐색하게 돼 있지만, 개념이 불투명해 자의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에 CEO 양성 프로그램의 내실화 등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