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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의 골프 인문학 (16)] 수 백년간 이어진 나무 골프채에는 어떤 비밀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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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경제뉴스 이인세 칼럼니스트] 수 백년 간 이어져 왔던 나무 골프채에는 어떤 비밀이 있었을까. 옛날에는 몇 자루가 한 세트였을까. 17세기까지 만해도 클럽은 6, 7자루 정도가 한 세트였다. 헤드는 견고한 사과나무,가시나무 등에 샤프트는 물푸레나무, 녹심목 등 드라이버에서 퍼터까지 모두 무겁고 단단한 나무였다. 18세기 말부터 골프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가볍고 만들기 쉬운 호도나무 히코리가 골프채를 대신하게 된다.

17세기까지 다루기 힘들었던 물푸레나무 등을 써야만 했던 이유는 히코리가 스코틀랜드에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9세기가 넘어서야 골프가 북미 대륙으로 퍼지고, 비로서  캐나다에서 히코리나무를 수입할 수 있었다. 값도 싸고 재질도 스코틀랜드산보다 더 좋았다. 곧 히코리는 모든 골프채의 샤프트를 대신했고,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대부분의 골동품채를 히코리채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샤프트가 히코리로 바뀌는 것과 때를 맞춰서 헤드 역시 변화를 가져왔다. 그 동안 길쭉한 바나나 모양의 롱 노우즈 헤드가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사과처럼 뭉툭하게 변했다. 1948년에 발명된 구타 페르카(GUTTA PERCHA)라는 새로운 공의 발명이 클럽의 변천을 가져 온 것이었다. 롱 노우즈는 페더리볼을 치기에 적합했지만, 고무공은 반발력을 높히기 위해 헤드를 뭉툭하게 만들어야 했다.

볼의 변화는 우드 위주의 클럽도 변화시켰다. 쇠로 만든 아이언으로 때려도 손상이 가지 않고, 오히려 흠집이 난 고무공이  더 멀리 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너도나도 아이언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느덧 골프채는 우드로만 구성된 세트에서 아이언까지 가세해, 19세기 말에는 5자루의 히코리 우드와 탈출용 아이언 등이 합쳐져 8자루 내지 9자루에 이르는 혼합된 세트로 바뀌고 있었다.

장인들은 앞다투어 다양한 클럽을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드라이버를 파 3, 파 4, 파 5 용으로 세분하고 마차바퀴에 빠진 해저드 용, 물 속에서 탈출용 등 나누어서 많게는 무려 22자루를 한세트로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골퍼들도 있었다. 대회에 참가하면서도 골퍼마다 들고 나오는 세트의 숫자가 틀리니 시시비비가 발생한 것은 당연했다.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나다는 불평으로 인해 급기야 영국 왕실골프협회 (R &A)가 나서서 클럽 갯수의 규정을 심사숙고했다. 1939년 협회는’클럽의 한세트는 14자루이며  대회 참가 선수들은 14자루의 골프채만 허용한다’라는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21세기 현재에도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14자루로 통일되기 직전의 클럽 한세트는 각자의 이름이 있었다. 1번우드의 옛 명칭은 역시 드라이버였고, 2번우드는 브래시(BRASSIE), 3번우드는 스푼(SPOON), 4번 우드는 배피(BAFFIE) 등으로 명했다. 아이언은 1번이 드라이빙 아이언, 2번-클릭(CLEEK), 3번-미드 매쉬(MID MASHIE), 4번-매쉬 아이언(MASHIE IRON), 혹은 지거(ZIGGER), 5번-매쉬(MASHIE), 6번-스페이드 매쉬(SPADE MASHIE), 7번-매쉬 니블릭(MASHIE MIBLICK), 8번-로프팅 아이언(LOFTING IRON), 9번-니블릭(NIBLICK),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퍼터(PUTTER)로 명명됐었다.

오늘날 프로 골퍼들의 백을 살펴보면  클럽의 용도와 시대에 따라 약간의 변화만 있었음을 알 수있다. 예전의 우드 4,5자루 대신 현재는 드라이버와 3번 우드, 그리고 5번 우드나 하이브리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아이언에서는 큰  변화를 보여, 드라이빙 아이언인 1번과 2번,혹은 3번까지도 없어진 대신 아래쪽의 웻지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우치 샷이 승리의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많게는 피칭, 갭, 샌드, 60도의 로브 등 무려 웨지만 4자루를 사용하는 골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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