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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의 골프 인문학(7)] 최초의 골프룰은 언제 만들었을까
  • 이인세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9.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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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경제뉴스 이인세 칼럼니스트] 골프 규칙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18세기 중엽 골프는 ‘전 영국민의 골프화’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사랑을 받았다. 변변한 규칙 하나 없이 3백50 여 년이 흘렀는데도 사람들은 그저 좋기만 했다. 어느 지역이건 잔디만 있으면 여지없이 나가 골프를 치곤했다. 비록 귀족과 평민이라는 신분의 지위고하는 있었지만 영국은 그야말로 골프의 낙원이었다. 그러나 늘 문제는 안고 있었다. 어떤 골프장은 5홀 밖에 안되서 한 라운드가 5홀에 그쳤다. 통일된 규칙도 없었다. 소위 로컬 룰에 의존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들끼리 겨룰때도 시비거리로 발전되곤 했다. 자연스럽게 통합된 골프룰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가 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인세 칼럼니스트 제공)

18세기의 사회적 배경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모든 산업이 기계에 의한 조직화, 체계화되고 있던 시기였다. 골프의 체계화는 뜻이 있는 상류사회의 골퍼들이 주동이 됐다. 당시 사회에서 일약 사교계의 중심 도시인 에딘버러로 상인 재벌, 성직자, 변호사, 군인 등 상위 클래스들이 골프를 치기위해 모여들었다. 세인트 앤드루스와 에딘버러 등지에 여러 골프 동우회가 만들어졌고, 가장 중심에 있었던 골프클럽은 에딘버러 골프클럽회(HONOURABLE COMPANY OF EDINBURGH GOLFERS)였다. 훗날 젠틀먼스클럽(GENTLEMEN’S CLUB)의 전신으로,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을 대표하는 명망있고 영향력있는 재벌인사들의 모임이었다. 반면 ‘로얄 버게스 소사이어티’(ROYAL BURGESS SOCIETY)같은 클럽 동우회는 건축가, 은행가, 식료품 주인, 미용사, 유리가게 주인 등 상인 신흥세력들이 가입한 클럽이었다. 이들 클럽들은 다음 세기에 생길 영국왕실골프협회(THE ROYAL AND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의 모태가 됐다.

골프장들도 회원들을 위해 멋진 클럽하우스를 짓고 유니폼을 만들어 놓았다. 당시 사회에서 골퍼들은 격식있게 유니폼을 입고 골프를 쳤다. 골프장에 만약 유니폼을 입지 않고 나타나면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에딘버러에서 가장 유명했던 리스(LEITH)에선 매우 격식있는 동호인들의 비공식 대회가 열렸고, 만찬장에 모인 회원들은 은으로 만든 트로피에다 최고로 비싼 샴페인을 부어 마시면서 자축하곤 했다.

협회의 조직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골프룰에 대한 체계화는 절실히 요구됐다. 1744년 3월 17일, 통합룰을 만들기 위해 모인 클럽 리더들은 에딘버러 의회의 동의하에 만장일치로 세계 최초의 성문화된 13조항을 제정하게 된다. 수백 년 된 골프의 규칙이 비로서 만들어진 배경에는 프리메이슨(FREEMASON)의 힘이 컸다. 당시 상위클래스의 근간을 이루는 클럽회원들은 대부분 프리메이슨이었고, 이날 회의를 주도한 의장이 프리메이슨의 초대 그랜드마스터이자 로슬린성의 성주였던 싱클레어경이었다.

이어 4월 2일 리스골프장에서 실버컵(SILVER CUP)이라는 최초의 공식적인 골프 대회가 열리면서 새로 준비된 13조항 룰이 최초로 공식 적용됐다. 이 13조항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면서 21세기 골프룰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인세 칼럼니스트 제공)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13개 조항 어떤 문장에서도 규칙을 어기면 벌타를 준다는 내용이 없다.

즉, 최초의 골프룰은 벌타를 규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3백 년 전에 만들어진 골프룰을 하나씩 살펴보면 골프의 조상들이 얼마나 현명했고 객관적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현대의 수백 조항에 해당하는 복잡한 룰을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골프룰 13조항은 다음과 같다.


1. 티샷은 한 클럽 내에서 해야한다.
2. 티는 반드시 땅 위에 있어야한다.
3. 일단 티샷을 했으면 공을 바꾸면 안된다.
4. 그린을 제외한 어떤 곳에서도 플레이를 위해서 공이 있는 주위의 돌이나 동물뼈 등을 치우면 안된다.  스윙이 방해될 경우엔 한 클럽 이내에서 볼을 드롭해서 쳐야된다.
5. 볼이 물속이나 진흙탕에 있을시에는 볼을 꺼내서 해저드 뒤쪽에서 샷을 해야하며, 어떤 클럽으로도 칠 수있다.
6. 두 선수가 친 볼이 그린을 향해 나란히 붙어 있을 경우, 앞에 있는 공을 집어 들어주어, 뒷 공을 먼저 치는 선수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7. 퍼팅을 할 때나 홀 아웃을 할 때는 상대방의 볼로 하면 안되며, 정직하게 자신의 볼로 플레이를 해야한다. 자신의 볼을 마크할 때 홀과 볼의 직선상에 하면 안되고 홀컵 반대쪽에 볼의 뒷부분에 해야한다.
8. 친 볼을 잃어버렸으면 바로 전에 친 장소로 되돌아가서 다른 볼을 놓고 치되, 상대방에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먼저 동의를 구해야한다.
9. 퍼팅시 도움을 얻기 위해 클럽이나 기타 부속물로 퍼팅 라인을 표시할 수 없다.
10. 공이 사람이나 말, 개, 그외 어떤 움직이는 물체에 맞았을 때는 반드시 떨어진 자리에서 쳐야 된다. 풋볼하는 사람들, 말타는 사람들, 빨래를 너는 여인들, 방목되는 양들도 포함된다.
11. 공을 치기 위해 백스윙을 했는데 일단 다운 스윙이 시작됐으면 임팩 전에 클럽이 부러졌더라도 한 타로 계산한다.
12. 그린에서 멀리 있는 볼의 순서대로 쳐야된다
13. 도랑이나 배수로, 제방 등 바닷가의 링크를 위한 시설 등은 해저드로 여긴다. 그래서 볼을 꺼내서 아이언 클럽으로 샷을 해야한다.

 

 

 

이인세 칼럼니스트  308j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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